본문 바로가기
2008.02.19 17:54

원추리

조회 수 6383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원추리

산과 들에 흔히 나서 봄나물로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 ‘원추리’는 한자이름 ‘훤초’(萱草)에서 온 것으로 생각된다. 곧 ‘훤초’에서 편한 발음인 ‘원초’로, 모음조화로 ‘원추’로, 여기에 ‘나리/ 싸리/ 보리 …’들과 같이 ‘리’가 붙어 원추리로 부른 것이 아닐까 한다. 이는 마치 백일홍(百日紅)이 변해서 ‘배롱’으로, 한자말 백채(白寀)의 중국 발음 ‘바이차이’가 ‘배추’로 변한 것과 같이 풀이할 수 있는데, 더 거슬러 오르면 그 반대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원추리의 순우리말은 ‘넘나물’이다. 입이 넓고 길게 퍼진 것으로 말미암아 ‘넓〉넘’의 과정을 거친 듯하다. 그래서 어떤 이는 광채(廣菜)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넙치’를 ‘광어’로 부르는 것처럼 쓸데없는 일이다. 이미 16세기 〈훈몽자회〉에서는 훤(萱)은 ‘넘B믈’로 쓴 적이 있건만, 17세기 〈산림경제〉에는 ‘원츄리/ 업?믈’로 나온다.

원추리 꽃은 진한 노란색인데, 산수유나 개나리의 노랑이 그렇듯 강력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아이를 밴 부인이 사내아이 고추 모양을 한 원추리 꽃봉오리를 지니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서 ‘의남초’(宜男草)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한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 일컫기도 했다.

이처럼 꽃도 보고, 나물로 먹고, 아들도 낳게 해 주고, 걱정도 없애 주니 예전에 장독대와 뒤뜰에 그렇게 심었나 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원추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34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8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737
3238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493
3237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493
3236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1494
3235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495
3234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495
3233 대통령과 책방 風文 2023.05.12 1498
3232 우리와 외국인, 글자 즐기기 風文 2022.06.17 1501
3231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501
3230 '-시키다’ 風文 2023.12.22 1501
3229 마녀사냥 風文 2022.01.13 1502
3228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風文 2022.10.15 1502
3227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503
3226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風文 2023.05.24 1505
3225 뉴 노멀, 막말을 위한 변명 風文 2022.08.14 1507
3224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510
3223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510
3222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512
3221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1513
3220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514
3219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1515
3218 돼지껍데기 風文 2023.04.28 1515
3217 순직 風文 2022.02.01 15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