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5 16:09

귀지하다

조회 수 980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귀지하다

‘귀지하다’는 2006년 12월에 나온 <조선말대사전> 증보판에 새로 실린 말로 ‘너절하고 지지하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지지하다’는 ‘보잘것없거나 변변치 못하다’는 뜻이므로 곧 ‘너절하고 보잘것없거나 변변치 못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래도 집에 남은 가족들이 이 귀지한 살림이나마 누릴수 없게 된것만 저어해서…”(조선문학 1958년 12호, 판자집마을에서)

‘귀지하다’가 어디서 온 말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귀지’가 ‘귓구멍 속에 낀 때’이므로 혹시 귀지와 관련이 있다면 참 재미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귀지가 바로 지저분하면서도 변변치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저분하다는 뜻을 가진 말로는 ‘게적지근하다, 구지레하다, 게저분하다, 구저분하다, 게접스럽다, 구접스럽다, 귀접스럽다, 귀중중하다, 괴죄하다, 꾀죄하다, 꾀죄죄하다, 뀌지하다’ 등이 있다. 이들 단어의 공통점은 첫글자에 ‘ㄱ’이, 둘째 글자에 ‘ㅈ’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근하다, -레하다, -분하다, -스럽다’는 ‘어떠한 듯하다’의 뜻으로 보인다. ‘구접’은 유일하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확인되는 명사로, ‘하는 짓이 너절하고 지저분함’을 뜻한다. 그렇다면 ‘구접’을 중심으로 ‘귀접, 게접, 게적, 구지, 구접, 귀중, 괴죄, 꾀죄, 뀌지, 귀지’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렇게 조금씩 모음이 바뀌어 다양한 형태로 쓰였으면서도 지저분한 느낌은 그런대로 잘 전달된다는 점에서 참 놀랍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68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1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189
3260 생각보다, 효녀 노릇 風文 2022.09.02 1233
3259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風文 2022.06.10 1234
3258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1237
3257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1238
3256 과잉 수정 風文 2022.05.23 1240
3255 우리와 외국인, 글자 즐기기 風文 2022.06.17 1240
3254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241
3253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241
3252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241
3251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243
3250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244
3249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245
3248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245
3247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245
3246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246
3245 김 여사 風文 2023.05.31 1246
3244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248
3243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249
3242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250
3241 ‘~스런’ 風文 2023.12.29 1251
3240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252
3239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12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