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높이기
말에는 같은 표현이라도 정중하고 높이는 표현과 친근하고 편하게 말하는 표현이 있다. 상대를 높이는 정도에 따라 아주 높임, 조금 높임, 낮춤과 같이 몇 단계로 나뉘기도 한다. 우리말은 높이는 단계에 따라 ‘합니다-하오-하네-한다’로 나누기도, ‘해요-해’로 구분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자바말도 높임의 단계가 엄격히 구분되는 언어로 유명하다. 높임 단계 따라 낱말이 달라진다. ‘밥’이란 말은 [sega]와 [sekul]로,‘먹다’도 두 단계인 [mangan]와 [neda]로 나뉘어 있어, 우리말에서 ‘밥-진지’,‘먹다-잡수시다’를 구별해 쓰는 것과 같다.
‘집’을 가리킬 때 [omah], [grija], [dalem] 셋을 쓰는데, 각각 낮춤말·중간말·높임말이다. ‘가다’도 [arep], [adjeng], [bade]로, ‘지금’이란 말도 [saiki], [saniki], [samenika]처럼 세 단계로 나뉘어 있다. ‘당신’이란 말은 두 단계로 낮춤말은 [kowe], 중간말·높임말은 [sampejan]이다. 그래서 ‘너는 지금 밥을 먹고 있느냐?’는 말은 높이는 정도에 따라 자바말에서는 세 가지 표현이 가능하다. ‘apa kowe arep mangan sega saiki?’(낮춤), ‘napa sampejan adjeng neda sekul saniki?’(중간), ‘menapa sampejan bade neda sekul samenika?’(높임) 이 정도면 우리말 높임 표현보다 더 복잡한 편이 아닐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80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34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250 |
3326 |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 風文 | 2020.05.15 | 1417 |
3325 |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 風文 | 2022.09.07 | 1419 |
3324 | 아줌마들 | 風文 | 2022.01.30 | 1420 |
3323 |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 風文 | 2022.05.31 | 1420 |
3322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 風文 | 2022.02.06 | 1421 |
3321 | 산막이 옛길 | 風文 | 2023.11.09 | 1421 |
3320 |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 風文 | 2022.06.26 | 1422 |
3319 | 주어 없는 말 | 風文 | 2021.11.10 | 1428 |
3318 | 조의금 봉투 | 風文 | 2023.11.15 | 1429 |
3317 |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 風文 | 2020.05.26 | 1431 |
3316 |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 風文 | 2022.07.22 | 1431 |
3315 |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 風文 | 2022.08.29 | 1432 |
3314 |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 風文 | 2023.06.30 | 1432 |
3313 |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 風文 | 2022.09.08 | 1433 |
3312 | 그림과 말, 어이, 택배! | 風文 | 2022.09.16 | 1436 |
3311 | 용찬 샘, 용찬 씨 | 風文 | 2023.04.26 | 1437 |
3310 | 상석 | 風文 | 2023.12.05 | 1437 |
3309 | 외국어 차용 | 風文 | 2022.05.06 | 1439 |
3308 |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 風文 | 2022.11.30 | 1440 |
3307 | 법과 도덕 | 風文 | 2022.01.25 | 1441 |
3306 | 울면서 말하기 | 風文 | 2023.03.01 | 1441 |
3305 | 동무 생각, 마실 외교 | 風文 | 2022.06.14 | 14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