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하다’
우리말에서 부사로 쓰이는 ‘마구’는 ‘몹시 세차게, 아주 심하게, 아무렇게나 함부로’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마구 때리다’는 ‘아주 심하게 때리다’란 뜻이고, ‘마구 버리다’는 ‘아무렇게나 함부로 버리다’란 뜻이 된다. 이런 뜻의 ‘마구’가 줄어들어 생긴 말로 접두사 ‘막-’이 있다. 접두사 ‘막-’은 ‘거친’, ‘품질이 낮은’, ‘닥치는 대로 하는’, ‘함부로’란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막소주’는 ‘품질이 낮은 소주’,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며, ‘막가다’는 ‘앞뒤를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다’란 뜻이 된다. ‘막-’이 붙은 말이면서 아직 큰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로 ‘막하다’가 있다.
“어히 자네는 너무 막하네 그려, ‘왜’가 다 뭔가?”(송영 〈군중 정류〉)
“손님 대접을 이렇게 막해도 되나 모르겠구먼.”(박완서 〈미망〉)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아무렇게나 막해도 된다는 겁니까?”(전상국 〈좁은 길〉)
“무뚝뚝하고 말 막하기로 소문난 나의 어디서 그런 간사스러운 목소리가 나오는지 내심 신기할 지경이었다.”(박완서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여기서 ‘막하다’는 ‘말이나 행동 따위를 경우에 맞지 않게 닥치는 대로 함부로 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실제 쓰이는 말이니까 사전에 올린다 해도, ‘막하다·막가다·막되다’ 같은 말은 덜 쓰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74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265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195 |
3348 | 올곧다 | 바람의종 | 2007.03.03 | 14214 |
3347 | 우레 | 바람의종 | 2007.03.03 | 9021 |
3346 | 우려먹다(울궈먹다) | 바람의종 | 2007.03.03 | 14146 |
3345 | 웅숭깊다 | 바람의종 | 2007.03.03 | 17245 |
3344 | 을씨년스럽다 | 바람의종 | 2007.03.15 | 10039 |
3343 | 이녁 | 바람의종 | 2007.03.15 | 14155 |
3342 | 자그마치 | 바람의종 | 2007.03.16 | 11654 |
3341 | 자라목 | 바람의종 | 2007.03.16 | 7736 |
3340 | 잡동사니 | 바람의종 | 2007.03.22 | 9523 |
3339 | 장가들다 | 바람의종 | 2007.03.22 | 10424 |
3338 | 제비초리 | 바람의종 | 2007.03.23 | 14211 |
3337 | 적이 | 바람의종 | 2007.03.23 | 7452 |
3336 | 젬병 | 바람의종 | 2007.03.24 | 10759 |
3335 | 조바심하다 | 바람의종 | 2007.03.24 | 6788 |
3334 | 조카 | 바람의종 | 2007.03.26 | 11208 |
3333 | 줄잡아 | 바람의종 | 2007.03.26 | 11252 |
3332 | 지루하다 | 바람의종 | 2007.03.27 | 9674 |
3331 | 지름길 | 바람의종 | 2007.03.27 | 6683 |
3330 | 진저리 | 바람의종 | 2007.03.28 | 8159 |
3329 | 쫀쫀하다 | 바람의종 | 2007.03.28 | 10295 |
3328 | 천둥벌거숭이 | 바람의종 | 2007.03.29 | 8846 |
3327 | 칠칠하다 | 바람의종 | 2007.03.29 | 82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