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5825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뛰다’와 ‘달리다’

광복 뒤로 얼마 동안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면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하는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육이오 동란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뛰어라! 뛰어라! 우리 백군 뛰어라!”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은 온 나라 젊은이가 너나없이 ‘뛰다’와 ‘달리다’를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아예 두 낱말의 뜻이 본디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게 되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국어사전들이 이들 두 낱말의 본디 뜻을 그런대로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뛰다’는 “있던 자리로부터 몸을 높이 솟구쳐 오르다” 또는 “몸이 솟구쳐 오르다”, ‘달리다’는 “‘닫다’의 사동사” “달음질쳐 빨리 가거나 오다” 또는 “빨리 가게 하다” “뛰어서 가다” 이렇게 풀이해 놓았다. 두 낱말의 뜻이 헷갈릴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것은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국어사전에서도 ‘달리다’를 “뛰어가다” 또는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서 ‘달리다’와 ‘뛰다’가 서로 헷갈릴 빌미를 두었다.

‘뛰다’는 본디 “제 자리에서 몸을 솟구쳐 오르는 것”이고, ‘달리다’는 본디 “빠르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하면 또렷하고 올바르다. 하지만 이런 본디 뜻을 올바로 가린다 해도 쓰임새에서는 조심스레 가늠할 일이 없지 않다. ‘뛰다’는 ‘뛰어 오다’와 ‘뛰어 가다’ 또는 ‘뜀박질’ 같은 쓰임새가 있어서 ‘달리다’ 쪽으로 자꾸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9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4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307
3414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2096
3413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2158
3412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2183
3411 헷갈리는 맞춤법 風文 2024.01.09 2209
3410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1594
3409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665
3408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596
3407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711
3406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1501
3405 내일러 風文 2024.01.03 1478
3404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477
3403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1550
3402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620
3401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1383
3400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1542
3399 ‘~스런’ 風文 2023.12.29 1629
3398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1602
3397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1677
3396 '-시키다’ 風文 2023.12.22 1517
3395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1278
3394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445
3393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39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