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17 21:30

내 청춘에게?

조회 수 11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청춘에게?

나는 매주 한 번 이상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다. 그렇게 본 영화에는 독립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2006)도 있다. 그런데 영화 제목을 처음 접하자마자 아주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청춘에게’의 ‘에게’ 때문이다.

우리말에서 ‘에게’는 “사람들에게 소식을 알리다” “개에게 먹이를 주다” 등처럼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는 격 조사이다. “본부에 상황을 알리다” “나는 꽃에 물을 주었다” 등처럼 식물이나 무생물을 나타내는 체언 뒤에는 ‘에게’ 대신 ‘에’가 붙는다. 체언의 의미에 따라 ‘에게’와 ‘에’를 구분해 쓰는 것이다. 물론 동시나 동화에서 식물이나 무생물을 의인화한 경우 “나무에게 말하다”처럼 식물이나 무생물이라도 ‘에게’를 쓸 수 있다.

그런데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에서 ‘청춘’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로서 무생물이다. 무생물인 ‘청춘’을 의인화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청춘’ 뒤에는 ‘에게’가 아닌 ‘에’를 써야 한다.

한편 그 의미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 몇몇 체언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 세대에/에게 바치다”의 ‘세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로 인해 ‘세대’ 뒤에 ‘에게’를 써야 할지 ‘에’를 써야 할지 헷갈릴 수 있다. ‘세대’는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약 30년 정도 되는 기간’(무생물)과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사람)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세대’ 뒤에는 그 의미에 따라 ‘에’를 쓸 수도 있고 ‘에게’를 쓸 수도 있다. ‘계급’이나 ‘계층’도 그런 체언에 해당한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9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42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566
24 사전과 방언 바람의종 2007.10.28 6009
23 ‘강한 바람’만인가? 바람의종 2007.10.27 6964
22 맨정신/맨흙 바람의종 2007.10.26 8027
21 사라져가는 언어(1) 바람의종 2007.10.26 6423
20 정서적 의미 바람의종 2007.10.25 9639
19 알타이말 바람의종 2007.10.23 9824
18 외국어와 새말 바람의종 2007.10.22 9976
17 경제성 바람의종 2007.10.21 9554
16 사투리와 토박이말 바람의종 2007.10.20 9876
15 분루 바람의종 2007.10.19 10799
14 우리 바람의종 2007.10.18 8801
13 청소년의 새말 바람의종 2007.10.17 10928
12 방언은 모국어다 바람의종 2007.10.16 8630
11 쉬다와 놀다 바람의종 2007.10.14 9956
10 ‘우거지붙이’ 말 바람의종 2007.10.13 10288
9 ‘부럽다’의 방언형 바람의종 2007.10.11 8971
8 단소리/쓴소리 바람의종 2007.10.09 11448
7 떼부자 바람의종 2007.10.08 11532
6 언어 분류 바람의종 2007.10.06 13126
5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2106
4 상일꾼·큰머슴 바람의종 2007.09.28 12407
3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257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