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3 17:43

있다가, 이따가

조회 수 14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있다가, 이따가

요즘 약속은 대부분 문자로 이뤄진다. “그래, 그럼 이따가 거기서 만나.”라고 문자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낼 때 고개를 갸웃거린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있다가’라고 써야 하나, ‘이따가’라고 써야 하나?

‘있다’라는 말이 있으니 ‘있다가’가 맞고, 소리 나는 대로 쓴 ‘이따가’는 틀린 표기일 거라고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있다가’와 ‘이따가’는 둘 다 맞는 표기다. 다만 뜻과 쓰임새가 다르므로 잘 구분해서 써야 한다.

‘있다가’는 ‘있다’의 어간 ‘있-’에 ‘먹다가, 자다가, 가다가’ 할 때의 ‘-다가’가 붙어서 된 말이다. ‘-다가’는 어떤 동작이나 상태가 지속되지 못하고 바뀌게 되는 상황에 쓰이는 연결어미다. 따라서 동사나 형용사 어간에 ‘-다가’가 붙으면 앞의 동작이나 상황이 달라짐을 나타내는 다른 서술어가 따라 나오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먹다가’가 쓰이면 ‘먹다가 잠이 들었다’든가 ‘먹다가 말았다’처럼 먹던 상황이 지속되지 못하고 장면이 달라지는 상황을 나타내는 서술어가 뒤따르게 된다. 따라서 ‘있다가’는 ‘어떤 장소에 머무르거나 존재하다가’ 또는 ‘어떤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가’ 등의 뜻을 나타내며 뒤에 장면의 전환을 나타내는 다른 서술어와 연결이 된다.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저녁에 친구를 만나러 밖으로 나갔다.’든가 ‘음식을 삼키지 않고 입에 물고 있다가 뱉었다.’같이 쓰인다.

‘이따가’는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를 뜻하는 부사이다. 어원적으로는 ‘있다가’로부터 나왔지만, 본뜻인 ‘존재하다’로부터 뜻이 상당히 멀어졌다고 판단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도록 하고 있다. ‘이따가 만나자’거나 ‘잠시 쉬었다가 이따가 다시 할게.’에서처럼 ‘잠시 후에’의 뜻을 나타낼 때 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19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89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695
3414 단추를 꿰다, 끼우다, 채우다 바람의종 2010.05.31 27694
3413 본때없다, 본데없다, 본떼없다, 본대없다 바람의종 2010.10.18 27111
3412 부화가 치밀다, 부아가 치밀다 / 화병, 홧병 바람의종 2010.05.08 26834
3411 한글 맞춤법 강의 - 박기완 윤영환 2006.09.04 26377
3410 자처하다, 자청하다 바람의종 2012.12.04 26271
3409 새 학기 단상 윤안젤로 2013.04.19 26014
3408 자잘못을 가리다 바람의종 2012.12.11 26007
3407 '받다'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18 25631
3406 모자르다, 모자라다, 모잘라, 모자른, 모잘른 바람의종 2010.06.01 25326
3405 휘거 風文 2014.12.05 25196
3404 차단스 바람의종 2008.02.19 24979
3403 오살할 놈 바람의종 2008.02.29 24633
3402 간판 문맹 風文 2014.12.30 24514
3401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바람의종 2012.11.23 24415
3400 암닭, 암탉 / 닭 벼슬 바람의종 2010.06.16 24393
3399 온몸이 노근하고 찌뿌둥하다 바람의종 2012.12.12 24307
3398 나, 본인, 저 윤안젤로 2013.04.03 24297
3397 레스쿨제라블, 나발질 風文 2014.12.29 24270
3396 앎, 알음, 만듬/만듦, 베품/베풂 바람의종 2012.01.08 24266
3395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2.12.21 24242
3394 "잘"과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8.27 23986
3393 박물관은 살아있다 2 바람의종 2012.12.10 239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