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응큼하다
최근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옆자리에 앉은 여성을 추행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 여성 직장인 10명 중 4명꼴로 출퇴근길에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이런 응큼한 사람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 “다리를 쳐다보는 시선이 응큼하게 느껴졌다”에서와 같이 ‘엉뚱한 욕심을 품고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응큼하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엉큼하다’가 맞는 말이다.
‘엉큼하다’는 위에서와 같이 주로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긍정적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그이는 보기보다 엉큼하게 일을 잘해내 믿음이 간다”에서처럼 ‘보기와는 달리 실속이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엉큼하다’의 작은말인 ‘앙큼하다’는 ‘엉뚱한 욕심을 품고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는 의미를 지녀 ‘엉큼하다’와 실질적 뜻이 같다. 그러나 표현상 느낌이 작고 가볍고 밝게 들려, “앙큼한 사랑의 거짓말”에서와 같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깜찍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어감의 차이가 ‘엉큼한 손길’과 ‘앙큼한 손길’의 의미를 구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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