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700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행상을 한 할머니는 철수가 바르게 클 수 있도록 궂은일도 마다 않고 뒷바라지를 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먼 길을 마다 않고 한달음에 달려와 자기 일처럼 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눈에 자주 띄는 예문이다. 여기서 ‘마다 않고’의 ‘마다’는 ‘마다하다’의 어근이다. ‘마다하다’는 ‘거절하거나 싫다고 하다’를 뜻한다. 어근은 단어를 분석할 때 필요한 개념이다. 용언으로서 단어가 문장에서 제 기능을 다하려면 어근만 가지고선 안 된다. 따라서 ‘마다하지 않고’로 적어야 옳다.

인터넷상의 축약된 언어가 일상 언어에 영향을 미쳐서인지 이처럼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말을 잘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바깥의 소란에도 아랑곳 않고 영자는 고개를 숙인 채 일에 열중했다”의 ‘아랑곳 않고’는 어떨까. 여기서도 ‘아랑곳하지 않고’로 쓰는 것이 바른 용법이다. 그러나 ‘아랑곳 않고’는 허용될 만하다. ‘마다’와 달리 ‘아랑곳’은 ‘일에 나서서 참견하거나 관심을 두는 일’이란 뜻의 명사다. 또 “그녀는 그 젊은이의 반응 따위는 아랑곳을 않으려는 투였다”처럼 ‘아랑곳’ 뒤에 ‘을’이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못하다, 머지않다, 못지않다’처럼 한 단어로 인정받았으면 모를까 ‘마다않다’는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5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25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126
2974 아귀다툼 바람의종 2007.05.16 12596
2973 고맙습니다 / 김지석 바람의종 2007.05.22 12593
2972 밤을 지새다, 지새우다 바람의종 2008.09.27 12577
2971 조족지혈 바람의종 2007.12.21 12567
2970 걸신들리다 바람의종 2007.12.27 12564
2969 그러기(그렇기) 때문에 바람의종 2009.11.08 12564
2968 눈꼬리와 눈초리 바람의종 2010.10.13 12563
2967 좌우하다와 좌지우지하다 바람의종 2010.11.10 12556
2966 곶감, 꽃감, 꽂감 바람의종 2011.01.30 12545
2965 네가지, 싸가지 바람의종 2012.04.19 12545
2964 참 그놈 간풀구만! 바람의종 2010.04.10 12541
2963 의사, 열사, 지사 바람의종 2010.07.12 12535
2962 코펠 바람의종 2010.03.03 12530
2961 들통나다 바람의종 2008.01.02 12523
2960 병구완, 병구환, 병간호, 고수련 바람의종 2011.01.30 12522
2959 옴니암니 바람의종 2010.04.06 12517
2958 써라와 쓰라 바람의종 2010.04.02 12515
2957 쑥맥, 쑥, 숙맥 바람의종 2010.07.23 12506
2956 완강기 바람의종 2010.04.23 12500
2955 한번, 한 번 / 파란색, 파란 색 바람의종 2010.11.21 12497
2954 글러브, 글로브 바람의종 2010.05.29 12495
2953 "~주다"는 동사 뒤에만 온다 바람의종 2009.07.25 124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