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9.19 14:27

호함지다

조회 수 859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호함지다

한라산과 백두산에 눈이 내렸다. 같은 눈을 보고도 남북은 표현을 달리한다. 남한 말 ‘탐스럽다’에 해당하는 북한 말 ‘호함지다’가 그 경우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지만 호함지게 내린 첫눈을 보는 순간 용기가 났다” 식으로 쓰인다. 이 예문에선 ‘호함지다’가 복합 의미(흐뭇하다+탐스럽다:흐뭇할 만큼 탐스럽다)를 담고 있지만 문장에 따라 남한 말 ‘탐스럽다’와 ‘흐뭇하다’의 (의미상) 경계를 넘나들면서 호환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즐겁던 일은 한바탕 호함진(흐뭇한) 웃음 끝에 흔히 잊어지고 마는데 어려운 나날들에 맺힌 사연은 기억의 쪽문을 열고…괴여 오르곤 한다.”-김철 ‘천지의 물줄기’
“가을이 됐으니 호함진(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야 할 텐데 웬일인지 쭉정이 농사뿐이다.”-김철 ‘뻐꾸기는 철없이 운다’

‘호함지다’를 더 살펴보니 ‘값지다·기름지다·멋지다’ 등이 떠오른다. ‘사물이 어떤 성질이나 모양이다’라는 것을 강조할 때 남한에선 명사에 접사 ‘-지다’를 흔히 붙여 사용한다. ‘호함지다’ 또한 ‘호함+지다’ 구성일 것 같은데 북한 사전엔 ‘호함’과 ‘-지다’를 따로 분류해 놓지 않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7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23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157
3392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985
3391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989
3390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998
3389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1005
3388 내색 風文 2023.11.24 1008
3387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009
338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016
3385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021
3384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021
338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022
3382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1028
3381 뒷담화 風文 2020.05.03 1030
3380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1035
3379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038
3378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038
3377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1038
3376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039
3375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風文 2022.08.30 1040
3374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風文 2022.09.11 1045
3373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1050
3372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1052
3371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0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