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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뭉기적거리다, 밍기적거리다

"침대에서 '뭉기적'거리거나 뒹굴대기 일쑤다." 그렇다면 나는 게으른가?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 문요한은 게으름이란 움직임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계획만 세우다 허송세월하거나 선택의 순간을 늘 미루거나 결정권을 남에게 떠안기는 수동성이야말로 삶에 걸림돌이 되는 게으름이란 것이다.

 할 일을 하면서 스스로 택한 휴식이라면 '밍기적'대는 것 또한 일상의 여유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조금 큰 동작으로 자꾸 게으르게 행동하는 것 또는 몸을 조금 큰 동작으로 느리게 비비대는 것을 많은 사람이'뭉기적' '밍기적'을 써서 표현하는 건 수용할 수 없다. '밍그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뭉그적'을 어근으로 한 '뭉그적거리다' '뭉그적대다' '뭉그적이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일요일엔 늘어져 뭉기적거려야 재충전되는 기분이 들지 않아?" "책상 앞에서 하루 종일 밍기적대고는 있지만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어" "그는 고단했던 하루를 핑계 삼아 이불 속에서 눈만 겨우 꺼내 놓고 밍그적이고 있었다"는 '뭉그적거려야' '뭉그적대고는' '뭉그적이고'로 고쳐야 맞다.

 '뭉그적'을 두 번 반복해 게으르게 행동하거나 몸을 느리게 비비대는 모양을 나타내는 '뭉그적뭉그적' 역시 '뭉기적뭉기적' '밍기적밍기적' '밍그적밍그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보다 좀 더 작은 느낌의 말은 '몽그작몽그작'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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