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다, 못하다
어떤 내용을 부정할 때 흔히 부정부사 '안(아니)'과 '못'을 사용해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과 '못'이 부정문을 만드는 데 있어 둘을 구분하지 않고 서술하다 보면 자칫 이해 당사자에게 엉뚱한 결과가 빚어진다는 점에서 주의해 표현해야 합니다.
①'미국은 이라크전을 안 치렀다(치르지 아니했다).'
②'미국은 이라크전을 못 치렀다(치르지 못했다).'
이들 예문 중 ①의 '안' 부정문은 행위자의 '의지'가 작용해 어떤 동작이 일어나지 않았거나(안 벌고, 안 쓰다), 상태가 그렇지 않음(안 춥다, 안 아프다)을 나타내는 부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을 부정하는 '의지 부정'의 경우 행위 주체가 도덕적 가치 판단의 기준과 책임 소재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안'의 사용에 신중해야 합니다. 이에 반해 ②의 '못' 부정문은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아침밥을 못 먹었다''잠을 통 못 잤다'처럼 쓰여 행위자의 의지와는 다르게 '능력'이나 외적인 다른 이유 때문에 어떤 행동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나타냅니다. 부정부사 '못'을 사용함으로써 글 내용이 동정심과 이해를 바란다는 느낌을 줍니다.
참고로 '못'과 '안'의 띄어쓰기를 보면 뒤에 '하다'가 올 때 '못'은 하나의 단어이므로 붙여 쓰고(못하다), '안'도 '-지 아니하다'의 형태로 보조용언일 때는 한 단어로 붙여 쓰지만 그 외의 동사 앞에서는 '안 먹다, 못 먹다, 안 울다' 등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502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1655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6577 |
3326 | 역사와 욕망 | 風文 | 2022.02.11 | 1293 |
3325 |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 風文 | 2022.08.05 | 1293 |
3324 | 말과 상거래 | 風文 | 2022.05.20 | 1296 |
3323 | 상석 | 風文 | 2023.12.05 | 1296 |
3322 |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 風文 | 2022.09.07 | 1300 |
3321 | 장녀, 외딸, 고명딸 | 風文 | 2023.12.21 | 1300 |
3320 |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 風文 | 2022.06.19 | 1301 |
3319 |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 風文 | 2022.05.30 | 1303 |
3318 |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 風文 | 2022.08.29 | 1303 |
3317 | 그림과 말, 어이, 택배! | 風文 | 2022.09.16 | 1305 |
3316 |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 風文 | 2022.08.23 | 1311 |
3315 | 조의금 봉투 | 風文 | 2023.11.15 | 1313 |
3314 |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 風文 | 2022.07.16 | 1314 |
3313 |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 風文 | 2022.04.27 | 1315 |
3312 | 주어 없는 말 | 風文 | 2021.11.10 | 1317 |
3311 |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 風文 | 2022.02.24 | 1317 |
3310 | 아주버님, 처남댁 | 風文 | 2024.01.02 | 1318 |
3309 | 가짜와 인공 | 風文 | 2023.12.18 | 1319 |
3308 | 깨알 글씨, 할 말과 못할 말 | 風文 | 2022.06.22 | 1320 |
3307 | 왕의 화병 | 風文 | 2023.11.09 | 1321 |
3306 | 꼬까울새 / 해독, 치유 | 風文 | 2020.05.25 | 1323 |
3305 | 더(the) 한국말 | 風文 | 2021.12.01 | 1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