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4159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앗다’와 ‘호함지다’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눈도 많이 오고 강추위가 계속되어 다른 해보다 좀 색다른 느낌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농한기를 맞은 겨울 농촌에서 그 지방 고유의 음식을 마련하여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방송에 자주 나온 것도 아마 유난히 춥고 긴 겨울 탓이 아니었나 싶다. 이때 나온 음식 가운데 하나가 두부와 묵이었다. 우리는 잘 쓰지 않지만 북녘에는 ‘앗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두부나 묵 같은 것을 만들다”의 뜻이다. 문맥에서 예를 들면 “뜻밖에도 김정숙 동지께서는 서도실이와 함께 콩물을 끓이고 계시였다. 어제밤 두부를 앗겠다고 콩을 불쿠시더니 어느새 망에 콩물을 낸 것이다.”(<그리운 조국 산천>, 박유학, 문예출판사, 1985년, 361쪽)와 같이 쓰인다. 남녘말은 ‘불리다’이고 북녘말은 ‘불구다’인데 ‘불쿠다’는 ‘불구다’의 센말이다.

‘호함지다’는 말은 “마음에 흐뭇할 만큼 탐스럽다”의 뜻이다. “앞날의 모든 일을 지금 당장 다는 예상할 수 없지만 큰 포부와 희망을 품고 북만땅을 떠나 여기 백두산 지구까지 일부러 찾아나오신 장군님께서는 백두산 밀영에서 맞게 되신 첫 아침에 푸지고 호함지게 내린 첫눈을 보시던 순간부터 한량없이 마음이 밝고 명랑해지시였다.”(<압록강>,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3년, 41쪽)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77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2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285
3172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388
3171 드라이브 스루 風文 2023.12.05 1390
3170 사수 / 십이십이 風文 2020.05.17 1392
3169 혼성어 風文 2022.05.18 1396
3168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398
3167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406
3166 보편적 호칭, 번역 정본 風文 2022.05.26 1407
3165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407
3164 지식생산, 동의함 風文 2022.07.10 1408
3163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408
3162 지긋이/지그시 風文 2023.09.02 1409
3161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410
3160 주권자의 외침 風文 2022.01.13 1411
3159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風文 2023.06.27 1411
3158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1414
315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風文 2022.01.13 1416
3156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419
3155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419
3154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風文 2022.11.18 1419
3153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1421
3152 온나인? 올라인? 風文 2024.03.26 1423
3151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42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