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0 00:21

기러기

조회 수 6749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기러기

짐승이름

온조 43년(서기 25년께) 9월에 기러기 백여 마리가 왕궁으로 날아들었다. 점 치는 일관이 이르기를, “기러기는 백성을 뜻함이니 앞으로 먼 곳의 사람들이 전하께 귀의할 것입니다.” 같은해 10월이 되자 남옥저로부터 20여 집이 백제로 와서 살겠다고 청원을 하므로 받아들여 살게 하였다.(삼국사기)

기러기는 하늘의 심부름꾼이었다. 하느님의 불을 별들한테 전하는 제사장 구실도 하였다. 민속에서는, 혼례장에서 예식을 치르기 전에 신랑이 기러기를 신부 집으로 가져간다. 신부의 어른들에게 절을 하는 전안(奠雁)이라는 의례가 있다. 기러기는 또한 암수가 금슬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홀아비나 홀어미를 일러 ‘짝 잃은 기러기’라고도 한다. 조선 말엽 <규합총서>에는, 기러기를 신의·예절·절개를 상징한다고 적었다. 밤엔 무리 지어 잠을 자되 한 마리는 자지 않고 망을 보며, 낮이면 갈대를 머금어 주살을 피하는 슬기로움을 갖추고 있어 결혼 자리에 기러기를 쓴다고 했다.

기러기는 ‘긔려기’(훈몽자회)였다. 기럭기럭 하며 운다고 붙인 이름이다. ‘긔럭’에 사물이나 사실을 드러내는 접미사 ‘-이’가 붙어 굳어진 것. 풀이 따라 갈매기의 ‘-기’와 같이 ‘기’를 새를 뜻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일본어의 ‘가리’(雁), 몽골어의 ‘갈라군’, 터키어의 ‘가즈’와 유연성이 깊어 보인다. 기러기 반가운 소식에 목 빠지는 이들이여.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4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0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847
3436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5498
3435 히읗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10.21 14176
3434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3198
3433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2326
3432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964
3431 희망 바람의종 2007.10.11 11337
3430 흥정 바람의종 2009.06.09 10180
3429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934
3428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6437
3427 흙성과 가린여흘 바람의종 2008.05.31 11400
3426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692
3425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663
3424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469
3423 흉내 / 시늉 바람의종 2009.09.07 11979
3422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5439
3421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817
3420 휘호 바람의종 2008.11.13 11113
3419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625
3418 휘파람새 file 바람의종 2009.09.03 12232
3417 휘발성 바람의종 2010.08.07 15035
3416 휘거 風文 2014.12.05 25359
3415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78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