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05 20:33

한강과 사평

조회 수 760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강과 사평

땅이름

한강은 옛날 ‘사평’(沙平), ‘사리’(沙里)로 불린 적이 있다. <용비어천가> 제14장에 “한강은 옛날에 일컫기를 사평도라 불렸으며 속칭으로 사리진이라고도 했는데, 근원은 오대산에서 출발하여 영월군 서쪽에 이르러 ‘가근동’(加斤洞)에 합류하고, 충주 달천(達川)과 합쳐 연천(淵遷)을 이루며, 서로 흘러 안창수와 합치고 여흥부에서 여강이 되며, 천령현에서 ‘이포’(梨浦)를 이루고, 양근군의 ‘대탄’(大灘)과 ‘사포’(蛇浦)를 이루는 것이 하나의 줄기”라고 풀이했다. ‘가근동’은 한글로 적었고, ‘달천’은 ‘달내’, ‘연천’은 ‘쇠벼ㄹ. ’, ‘이포’는 ‘ㅂ.ㅣ애’, ‘대탄’은 ‘한여흘’, ‘사포’는 ‘ㅂ.ㅣ얌개’로 표기하여 토박이말과 한자말의 대응관계를 보였다.

‘이포’와 ‘ㅂ.ㅣ애’, ‘사포’와 ‘ㅂ.ㅣ얌개’, ‘대탄’과 ‘한여흘’의 대응은 쉽게 알 수 있고, ‘연천’의 ‘연’도 ‘소’를 옮긴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강’의 또다른 이름인 ‘사평’과 ‘사리’는 어디서 비롯됐는지 쉽게 짐작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이 ‘벌’을 뜻하는 한자말이라는 점, ‘사리’가 속칭으로 기록된 점을 고려한다면, ‘사평’과 ‘사리’는 ‘서울’의 원형인 ‘서벌’ 또는 ‘서라벌’과 같은 형태의 말임을 알게 된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 ‘경주부’ 역이름 중 ‘사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역을 ‘활리’(活里)라고도 했다. ‘사리’가 ‘살다’와 관련이 있음을 뜻하는 셈이다. ‘사평’, ‘사리’, ‘활리’ 등은 ‘삶’을 뜻하는 우리말을 적는 또다른 방법이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9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37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317
3282 한번, 한 번 / 파란색, 파란 색 바람의종 2010.11.21 12455
3281 한번, 한 번 바람의종 2009.03.26 7659
3280 한뫼-노고산 바람의종 2008.01.30 10309
3279 한목소리, 한 목소리, 한걸음, 한 걸음 바람의종 2010.06.01 13213
3278 한머사니 먹었수다! 바람의종 2009.09.18 7358
3277 한마음 / 한 마음 바람의종 2011.11.27 13060
3276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435
3275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464
3274 한눈팔다 바람의종 2007.04.02 12121
3273 한내와 가린내 바람의종 2008.04.05 9251
3272 한나절, 반나절, 한겻 바람의종 2008.11.23 10020
3271 한글의 역설, 말을 고치려면 風文 2022.08.19 1230
3270 한글의 약점, 가로쓰기 신문 風文 2022.06.24 1296
3269 한글박물관 / 월식 風文 2020.06.09 1575
3268 한글로 번역한다? 바람의종 2009.12.18 9619
3267 한글과 우리말 바람의종 2008.02.19 7267
3266 한글 맞춤법 강의 - 박기완 윤영환 2006.09.04 26059
3265 한글 바람의종 2010.07.19 8603
3264 한국어의 위상 風文 2022.05.11 1357
3263 한계와 한도 바람의종 2011.12.30 8404
3262 한거 가 가라! file 바람의종 2009.09.01 6456
» 한강과 사평 바람의종 2008.06.05 76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