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4 23:09

분꽃

조회 수 7333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분꽃  

흔히 나오는 사극이나 ‘스캔들, 황진이’ 등의 영화를 보면 옛날 여인들이 어떻게 꾸미고 살았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분꽃’은 가루를 뜻하는 분(粉)과 꽃이 합친 말로, 까만 분꽃씨앗에 들어 있는 ‘가루’를 화장할 때 썼다고 붙은 이름이다. 분꽃씨 가루는 기미·주근깨·여드름을 치료하는 데 쓰기도 하였다. 마당가에 분꽃을 길러본 사람은 분꽃귀고리를 해 봤던 추억도 있으리라. 영어로는 ‘페루의 놀라움’(marvel of Peru)이나 ‘네 시’(four-o’clock) 꽃이라고 이른다. 이 이름은 분꽃의 원산지가 열대 아메리카이고, 해질 때부터 아침까지 피는 꽃임을 알게 해 준다.

비록 좁은 발코니밖에 없더라도 화분에 씨앗을 뿌리면 아침에는 나팔꽃을 볼 수 있고, 나팔꽃이 지고 나면 다시 분꽃을 볼 수 있다. 식물의 연주를 누려보는 것은 어떠실지! 실은 분꽃이나 박꽃이 피면 저녁밥 준비를 하시던 어머니들이 그 리듬에 맞추어 살았던 셈이다.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실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척박하던 시절에도 오히려 넉넉하게 화장도 하고 사랑을 꽃피우며 살았음을 까만 분꽃씨를 쪼개며 되새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6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18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130
3150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634
3149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636
3148 기림비 2 / 오른쪽 風文 2020.06.02 1636
3147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637
3146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1641
3145 콩글리시 風文 2022.05.18 1642
3144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646
3143 지긋이/지그시 風文 2023.09.02 1648
3142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649
3141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651
3140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風文 2023.10.18 1660
3139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661
3138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662
3137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664
3136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666
3135 인기척, 허하다 風文 2022.08.17 1667
3134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1667
3133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670
3132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1671
3131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675
3130 지도자의 화법 風文 2022.01.15 1676
3129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6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