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30 04:31

명량·울돌목

조회 수 700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명량·울돌목

울돌목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친 싸움터로 이름 높다. 울돌목은 말 그대로 ‘울다’와 ‘돌다’에 땅이름을 나타내는 ‘목’이 합친 이름이다. 이처럼 땅이름에서도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는 바탕 말이 많다. 왜군의 재침이 있던 정유년, 이순신의 <정유일기> 9월16일치에는 “갑오일 날씨 맑음. 아침 일찍 망을 보던 군사가 무려 이백여 척의 적선이 명량으로 곧바로 들어와 결진한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는 기록이 들어 있다.

‘명량’(鳴梁)은 ‘울돌목’의 한자 표기다. ‘명’(鳴)이 ‘울다’에 해당하고, ‘량’(梁)은 ‘징검다리’ 또는 ‘다리’의 뜻을 가진 한자다. ‘울돌목’이 ‘명량’으로 바뀐 까닭은 ‘목’과 ‘량’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목’이란 통로 가운데 다른 곳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좁은 부분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신체의 일부인 목이나 길에서 좁아지는 부분을 나타낼 때도 이 말을 쓴다. ‘울돌목’과는 달리 ‘명량’에는 ‘돌다’에 해당하는 한자가 없다. 그렇지만 토박이말 땅이름에서는 ‘돌다’를 갖고 있는 땅이름이 매우 많다. 시골 어느 곳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도랑’은 ‘돌다’에 뒷가지를 만드는 ‘앙’이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울돌목’과 ‘명량’을 견주어 보았을 때, 토박이말로 이루어진 ‘울돌목’이 한자어로 이루어진 ‘명량’보다 지형과 지세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명량해전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이 울돌목이라는 땅이름 하나만으로도 실감 있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0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52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468
3172 연륜 바람의종 2007.08.03 8494
3171 연미복 바람의종 2007.08.03 7987
3170 영감 바람의종 2007.08.07 7720
3169 영계 바람의종 2007.08.07 9551
3168 영남, 영동, 영서 바람의종 2007.08.09 11287
3167 영부인 바람의종 2007.08.09 7835
3166 오장육부 바람의종 2007.08.10 9674
3165 와중 바람의종 2007.08.10 6888
3164 요지경 바람의종 2007.08.11 10881
3163 용수철 바람의종 2007.08.11 6985
3162 은행 바람의종 2007.08.13 6795
3161 자문 바람의종 2007.08.13 7305
3160 자정 바람의종 2007.08.14 7679
3159 장본인 바람의종 2007.08.14 8525
3158 장안 바람의종 2007.08.15 9201
3157 재야 바람의종 2007.08.15 7690
3156 적자 바람의종 2007.08.16 13220
3155 전하 바람의종 2007.08.16 6902
3154 점고 바람의종 2007.08.17 7300
3153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262
3152 제6공화국 바람의종 2007.08.18 9705
3151 조장 바람의종 2007.08.18 70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