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6 02:00

삿갓봉과 관악산

조회 수 807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삿갓봉과 관악산

삿갓처럼 생긴 봉우리는 보통 ‘삿갓봉’이라 불린다. 우리나라 갓은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로 쓰였다. 신분이 높은 이는 ‘감투’를 썼으며, 별감이나 서리, 또는 광대들은 ‘초립’을 썼다. 또한 떠돌이는 ‘패랭이’를, 군졸들은 ‘전립’을 썼다. 경기 여주의 삿갓봉은 스님이나 유랑인들이 쓰는 넓은 모양의 삿갓을 닮은 봉우리다. 또한 경북 문경의 옛이름이 ‘관문현’(冠文縣)인데, ‘고사갈이’(高思曷伊)라고도 하였다.

갓의 유래를 성호 이익은 ‘고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한 바 있다. 고깔은 뾰족함을 뜻하는 ‘곶’에 모자를 뜻하는 ‘갈’이 붙어 된 말로 알려졌다. 고깔은 불교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중에는 무당·풍물꾼·나장·급창들도 이를 썼다. 그런데 실학자 이덕무는 고깔과 갓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고깔과 갓은 전혀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갓’은 단지 비를 피하고자 푸나무로 만든 도구였는데, 그것이 점점 높아지고 넓어져 여러 가지 형태로 변했다고 하였다.

이처럼 ‘갓’의 쓰임이 변하면서 땅이름에도 새 의미가 덧붙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관악산’이다. 풍수를 따르는 이들은 ‘관악산’에 ‘갓’이 들었으니, 그 기슭에 국립대학이 들어서고, 또 남쪽으로는 정부 청사가 설 수 있다는 말을 즐겨 한다. 그런데 이덕무는 “갓이 너무 크면 항우라도 짜부라지고, 갓이 망가지면 학자라도 망신스럽다”라고 말한다. 오늘날 벼슬아치·학자님들 두루 새겨들을 말일 듯하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613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271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7663
    read more
  4. 촌수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8548
    Read More
  5. 삿갓봉과 관악산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8078
    Read More
  6. 매발톱꽃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7919
    Read More
  7. 가시집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7613
    Read More
  8. 전농동과 설렁탕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8903
    Read More
  9. 파리지옥풀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9153
    Read More
  10. 얼음보숭이·에스키모

    Date2008.03.14 By바람의종 Views9156
    Read More
  11. 수진이 고개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9901
    Read More
  12. 결속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7680
    Read More
  13. 한터와 자갈치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9348
    Read More
  14. 은방울꽃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7198
    Read More
  15. 그닥

    Date2008.03.11 By바람의종 Views7010
    Read More
  16. 사위질빵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5747
    Read More
  17. 넋살탕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224
    Read More
  18.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736
    Read More
  19. 도내와 섬안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6459
    Read More
  20. 깽깽이풀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436
    Read More
  21. 메다와 지다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308
    Read More
  22. 여우잠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0175
    Read More
  23.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2634
    Read More
  24. 한라산과 두무산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9597
    Read More
  25. 괭이눈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658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