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4 03:34

한라산과 두무산

조회 수 9808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라산과 두무산 / 허재영

<세종실록지리지>나 <동국여지승람>에는 ‘한라산’의 다른 이름이 ‘두무산’이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정구의 <사천년문헌통고>에서도 “한라산은 가히 은하수를 더위잡을 수 있으므로 그 이름이 붙었으며, 봉우리가 모두 평평하고 둥근데 연못이 있어 마치 가마솥과 같은 까닭에 부산(釜山)이라 한다”고 했다. 가마를 뜻하는 ‘부’(釜)는 ‘두무’라기도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한라산은 ‘부산’ 또는 ‘두무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두무’가 든 땅이름은 매우 많다. ‘두무실’, ‘두뭇골’과 같은 마을 이름이 있고, ‘두무개’처럼 고개를 뜻하는 경우도 있다.

‘두무’의 말밑은 ‘둥근’이란 뜻의 ‘둠’이다. ‘돔’ 또는 ‘도마’로도 쓰이는데, ‘돔골’, ‘도마치’에 나타나는 ‘돔’과 ‘도마’가 이에 해당한다. 한라산의 모습이 평평하고 둥글기에 두무산이라고 했듯, 두무실이나 두뭇골은 모두 마을이 평평하고 둥그렇다. 이처럼 둥글고 평평한 뜻을 갖는 다른 이름으로 ‘두류’ 또는 ‘두륜’이 있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두류산’이나 해남의 ‘두륜산’은 모두 둥근 모습의 산인 셈이다.

땅이름에 스며든 ‘두류’와 ‘두륜’은 ‘둥근’의 뜻을 갖는 ‘두렷다’에서 온 말이며, ‘두무’는 ‘두르다’의 이름꼴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두무’가 ‘도마’로 쓰이거나 ‘두메’로 쓰이게 되면 그 뜻이 어원과 멀어진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두메산골’도 산간 분지의 마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두무’가 녹아든 말임을 알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2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8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532
3216 직거래하는 냄새, 은유 가라앉히기 風文 2022.08.06 1641
3215 도긴개긴 風文 2023.05.27 1641
3214 세로드립 風文 2021.10.15 1642
3213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644
3212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645
3211 정치인의 애칭 風文 2022.02.08 1646
3210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646
3209 인쇄된 기억, 하루아침에 風文 2022.08.12 1648
320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風文 2022.01.13 1648
3207 ‘선진화’의 길 風文 2021.10.15 1650
3206 자막의 질주, 당선자 대 당선인 風文 2022.10.17 1650
3205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1656
3204 기림비 2 / 오른쪽 風文 2020.06.02 1657
3203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657
3202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660
3201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風文 2023.05.24 1661
3200 이름 짓기, ‘쌔우다’ 風文 2022.10.24 1662
3199 일타강사, ‘일’의 의미 風文 2022.09.04 1664
3198 남과 북의 협력 風文 2022.04.28 1667
3197 수능 국어영역 風文 2023.06.19 1667
3196 주권자의 외침 風文 2022.01.13 1668
3195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6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