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8 16:47

남새

조회 수 6792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남새

‘남새’는 북녘말이 아니다. 대체로 북녘말이라면 ‘북녘에서 쓰임이 확인되거나 북녘 사전에 있는 말 가운데 남녘 사전에서 확인되지 않는 말’이다. 남새는 남북 두루 쓰고 사전에도 실렸으므로 북녘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기서 다루는 까닭은 그만큼 남새가 남녘에서 잊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 거리에는 ‘남새 상점’이란 간판이 흔히 보이고, ‘남새국, 남새닭알말이, 남새말이빵, 남새볶음, 남새비빔국수, 남새전골, 남새지짐’처럼 각종 음식 이름에도 두루 쓴다. ‘채소·야채’도 〈조선말대사전〉에 있으나 토박이말인 남새를 쓰도록 권장하고, ‘채소·야채’에서는 뜻풀이를 하거나 예문을 달지 않았다.

남녘에서도 남새를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간판이나 교과서·공문서·언론 등 공식적인 곳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채소에서 뜻풀이를 하고, 남새는 채소 풀이를 보도록 하는 식이다. 채소를 기본 단어로 본 것이다. 교과서와 일상생활에서 잘 볼 수 없으니 점차 남새를 안 쓰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남새가 북녘에만 남을 것은 시간문제다.

남새와 채소는 뜻과 쓰임이 같아 결국 하나만 남게 될 것이다. 남새를 살리자면 단어 쓰임에서 구별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일본식 한자말 ‘야채’라는 말이 최근 요리 이름에 많이 쓰이는데, 음식 이름에서 야채 대신 남새를 써 보면 어떨까? ‘남새샐러드, 남새수프, 소시지남새볶음’처럼 말이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46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1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031
3238 과잉 수정 風文 2022.05.23 1477
3237 사수 / 십이십이 風文 2020.05.17 1478
3236 우리와 외국인, 글자 즐기기 風文 2022.06.17 1478
3235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1478
3234 새말과 소통, 국어공부 성찰 風文 2022.02.13 1479
3233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1481
3232 아카시아 1, 2 風文 2020.05.31 1482
3231 지슬 風文 2020.04.29 1483
3230 '-시키다’ 風文 2023.12.22 1483
3229 생각보다, 효녀 노릇 風文 2022.09.02 1484
3228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1485
3227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風文 2022.10.15 1485
3226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485
3225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1485
3224 뉴 노멀, 막말을 위한 변명 風文 2022.08.14 1490
3223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風文 2023.05.24 1490
3222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491
3221 마녀사냥 風文 2022.01.13 1493
3220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1493
3219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495
3218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495
3217 순직 風文 2022.02.01 14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