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1 19:27

까닭과 때문

조회 수 695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까닭과 때문

요즘 ‘까닭’과 ‘때문’은 뜻이나 쓰임새가 한결같다. 국어사전을 보면 ‘까닭’은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이라 하고,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이라 한다. 뜻이 같다는 풀이다. 쓰임새도 마찬가지다. “소 살 돈을 노름해서 잃은 까닭으로 벼를 찧어 팔아서 ….”(이기영 <서화>) “장수 한 명이 갈린 때문으로 해서 이렇게 참패가 될 줄은 ….”(박종화 <임진왜란>) 예시한 ‘까닭’과 ‘때문’은 쓰임새에서도 아주 같다.

그러나 ‘까닭’은 이름씨고, ‘때문’은 매인이름씨(의존명사)다. 매인이름씨 ‘때문’은 이름씨 ‘까닭’처럼 아무데나 쓰지 못하고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만 매어서 쓴다. ‘감기 때문에’는 이름씨 뒤, ‘너 때문에’는 대이름씨 뒤, ‘어둡기 때문에’는 이름꼴 ‘~기’ 뒤에 썼다.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만 매어서 쓴다는 것은 ‘때문’이 본디 토씨였다는 뜻이다. 토씨가 뒤에다 토씨를 붙이며 이름씨 노릇까지 해서 매인이름씨가 되었는데, 육이오 즈음부터는 아예 이름씨 노릇을 하려고 나섰다. 일테면 앞에 보인 ‘갈린 때문으로’는 ‘ㄴ’ 뒤, ‘먹은 때문에’는 ‘~은’ 뒤, ‘아는 때문에’는 ‘~는’ 뒤, ‘가던 때문에’는 ‘~던’ 뒤에 썼다. 이처럼 ‘ㄴ’, ‘~은’, ‘~는’, ‘~던’ 같은 매김꼴 뒤에 쓰면 매어서 쓴 것이 아니라 아예 이름씨로 쓴 것이다. 하지만 ‘때문’을 매김꼴 뒤에 이름씨로 써보면 아직도 어설프고,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 매인이름씨로 써야 제격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8837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530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0252
    read more
  4. 이랑과 고랑

    Date2008.02.05 By바람의종 Views7307
    Read More
  5. 돌서덕

    Date2008.02.05 By바람의종 Views9520
    Read More
  6. 게르만 말겨레

    Date2008.02.05 By바람의종 Views8484
    Read More
  7. 노루귀

    Date2008.02.04 By바람의종 Views6568
    Read More
  8. 마개와 뚜껑

    Date2008.02.04 By바람의종 Views8220
    Read More
  9. 가닥덕대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7397
    Read More
  10. 라틴말의 후예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6919
    Read More
  11. 물과 땅이름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8020
    Read More
  12. 뚱딴지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8122
    Read More
  13. 괴다와 사랑하다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9749
    Read More
  14. 아프리카의 언어들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8908
    Read More
  15. ‘돌미’와 ‘살미’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8048
    Read More
  16. 올림과 드림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7485
    Read More
  17. 무릎노리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8772
    Read More
  18. 아랍말과 히브리말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7434
    Read More
  19. 별내와 비달홀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8776
    Read More
  20. 으악새

    Date2008.01.31 By바람의종 Views9841
    Read More
  21. 까닭과 때문

    Date2008.01.31 By바람의종 Views6950
    Read More
  22. 아시저녁·아시잠

    Date2008.01.31 By바람의종 Views7511
    Read More
  23. 중앙아시아 언어들

    Date2008.01.30 By바람의종 Views9243
    Read More
  24. 한뫼-노고산

    Date2008.01.30 By바람의종 Views10304
    Read More
  25. 개불알꽃

    Date2008.01.30 By바람의종 Views919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