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2 11:53

너도밤나무

조회 수 669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너도밤나무

요새는 비슷한 동식물을 알기 쉽게 설명할 때 흔히 ‘사촌’을 끌어다 쓴다. 예컨대 문어와 낙지는 사촌이고, 가자미는 넙치와 사촌쯤 된다는 식으로 …. 그런데 풀꽃이름에서는 이 ‘사촌’ 대신 ‘아재비’가 쓰이거나 ‘너도/ 나도’가 쓰였다.

‘아재비’는 ‘아저씨’처럼 아버지와 같은 항렬의 형제를 일컫는 오래 된 말로, 풀꽃이름에서는 대충 비슷한 모습일 때 붙인다. ‘미나리아재비, 둥굴레아재비, 골풀아재비, 억새아재비 …’들이 있다.

‘너도밤나무’는 울릉도 바닷가가 원산지이며, 성인봉 근처 숲을 이룬 군락이 천연기념물 50호로 지정되었다. 잎과 열매가 전체적으로 밤나무와 닮아 먼 친척뻘 정도 되는데, 그래서 ‘너도 밤나무다’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너도바람꽃, 너도양지꽃, 너도방동사니, 너도고랭이 …’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견줘 ‘나도밤나무’는 언뜻 보아 잎이 밤나무와 닮았을 뿐, 전혀 다르다. 그런데도 ‘나도 밤나무요’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나도’가 붙은 이름으로는 ‘나도송이풀, 나도냉이, 나도박달, 나도잔디 …’들이 있다.

‘너도’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것이고, ‘나도’는 제 스스로 나서는 것이라고 볼 때, 객관적으로는 ‘너도’가 원형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너도/ 나도’가 붙은 것은 ‘주어+술어’ 짜임으로서, 이런 얼개로는 낱말을 만들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이를 깨뜨린 이름이어서 특별하게 느껴지고 더 기억에 남는 듯하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1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7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755
3304 필요한 사람?/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186
3303 가능·가성능/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465
3302 감감소식 바람의종 2007.04.29 8040
3301 강남 제비 바람의종 2007.04.29 10906
3300 관자놀이 바람의종 2007.05.02 11156
3299 근사하다 바람의종 2007.05.02 11268
3298 기구하다 바람의종 2007.05.06 13412
3297 기절하다 바람의종 2007.05.06 7811
3296 기특하다 바람의종 2007.05.07 9607
3295 기합 주다 바람의종 2007.05.07 9983
3294 난장판 바람의종 2007.05.08 8464
3293 맥적다 바람의종 2007.05.08 9704
3292 무동태우다 바람의종 2007.05.09 8741
3291 박살내다 바람의종 2007.05.09 10162
3290 번갈아 바람의종 2007.05.10 8051
3289 산통 깨다 바람의종 2007.05.10 10897
3288 상피 붙다 바람의종 2007.05.12 14603
3287 서방님 바람의종 2007.05.12 8501
3286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7856
3285 심심파적 바람의종 2007.05.15 9740
3284 십상이다 바람의종 2007.05.16 6906
3283 아귀다툼 바람의종 2007.05.16 1254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