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8 06:35

윽박

조회 수 10289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윽박

남을 심하게 을러대고 짓눌러 기를 꺾는 행위를 ‘윽박지르다’ ‘윽박질’ ‘윽박질하다’라고 한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말이 ‘윽박’인데, 국어사전에 따로 잡아 올리지 않았다.

“… 윽박을 주어 건넌방에 들어앉히고, 초조해 할 모친에게 알리러 자기가 나서기로 하였다.”(염상섭 <취우>)
“남의 무남독녀 외딸을 그저 윽박 주고 구박하고 못 살게 굴고, 그래도 좋다는 말이냐?”(박태원 <천변 풍경>)
“의사를 묻는 게 아니고 반대하는 놈이 있기만 있으면 때려 죽이겠다는 윽박이었다.”(송기숙 <자랏골의 비가>)
“내 윽박에 주춤거리던 계집애는 어깨를 들먹거리다가 다리를 쭉 뻗고 까무러쳐 버렸다.”(신경숙 <겨울 우화>)

여기서 ‘윽박’은 ‘남을 심하게 을러대고 짓눌러 기를 꺾음’의 뜻으로 쓰였다. 비슷한 말로 ‘욱박’과 ‘윽박다’가 있다. ‘욱박’은 ‘억지를 부려서 마음대로 하려는 짓’이고, ‘윽박다’는 ‘을러대어 몹시 억누르다’의 뜻으로 쓰이는 동사다. ‘윽박’이 ‘윽박다’와 상관이 있을 법한데, ‘윽박다’의 ‘윽박-’은 동사의 어간이어서 명사로 쓰이는 ‘윽박’과 관련짓기 어려운 점이 있다. 동사 어간이 어미와 결합되지 않은 채 명사로 쓰이거나 명사가 동사 어간으로 변한 보기는 드물기 때문이다.

‘욱박’과 ‘윽박다’는 거의 쓰이지 않는데도 큰사전에 오른 반면, ‘윽박’은 문헌이나 입말에서 널리 쓰이는데도 수록되지 않았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18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7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672
3326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1205
3325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206
3324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207
332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風文 2022.05.26 1207
3322 옹알이 風文 2021.09.03 1209
3321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212
3320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212
3319 상석 風文 2023.12.05 1212
3318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215
3317 ‘선진화’의 길 風文 2021.10.15 1218
3316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222
3315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222
3314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1223
3313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風文 2022.08.23 1223
3312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1225
3311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1229
3310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1231
3309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233
3308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1234
3307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風文 2022.05.30 1234
3306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風文 2022.07.06 1234
3305 내일러 風文 2024.01.03 12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