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0 01:25

쇠죽

조회 수 8689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쇠죽

  겨울을 농한기라고 하지만 한편으로 일손이 바쁠 때가 있다. 소를 먹이고자 겨울 양식인 여물을 장만해야 한다. 겨울에 소가 가장 좋아하는 여물은 벼를 거두고 남은 짚이다. ‘여물’은 마소를 먹이려고 말려서 썬 짚이나 마른풀이다. 사전에는 ‘소여물, 말여물’이 나온다. 벼를 베고 난 논에 짚을 뭉친 짚동·짚뭇이 놓여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물감들이다.

‘쇠죽’은 소먹이로 짚·콩·풀 따위를 섞어 끓인 죽이다. 쇠죽을 끓일 때 넣는 쌀겨는 ‘쌀을 찧을 때 나오는 고운 속겨’인데 쇠죽을 죽처럼 만들어준다. 콩을 넣는 것은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쇠죽’은 지역에 따라 ‘소죽·세죽·쇠죽·시죽’으로 발음하는데,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다. 제주도에서는 ‘쉐죽·쉐석’이라고도 한다. ‘쇠죽’은 복합어로 ‘소/쇠(牛) + 죽(粥)’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쇠물·세물·소물·쇠물·시물’이라고도 하는데, ‘쇠물’은 ‘쇠여물’을 줄여서 말한 것이다. 북쪽에서는 ‘쉐머리·쉐모리·쉐어리’라고 발음한다.

쇠죽을 끓일 때, 작두로 짚을 썰어 ‘쌀겨, 콩’과 함께 가마솥에 넣은 뒤, 음식물 찌꺼기가 담긴 구정물을 넣는다. 다 삶고 나서 나무로 만든 쇠죽바가지로 떠다가 구유에 넣어주면 뜨거운 김이 무럭무럭 나는 쇠죽을 먹으려고 긴 혀를 날름거리면서 소가 다가온다. 소가 쇠죽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구수한 냄새를 느낄 수 있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시골집 풍경이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92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46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518
3348 올곧다 바람의종 2007.03.03 14014
3347 우레 바람의종 2007.03.03 8878
3346 우려먹다(울궈먹다) 바람의종 2007.03.03 13968
3345 웅숭깊다 바람의종 2007.03.03 17082
3344 을씨년스럽다 바람의종 2007.03.15 9893
3343 이녁 바람의종 2007.03.15 13940
3342 자그마치 바람의종 2007.03.16 11418
3341 자라목 바람의종 2007.03.16 7532
3340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366
3339 장가들다 바람의종 2007.03.22 10279
3338 제비초리 바람의종 2007.03.23 14011
3337 적이 바람의종 2007.03.23 7289
3336 젬병 바람의종 2007.03.24 10567
3335 조바심하다 바람의종 2007.03.24 6627
3334 조카 바람의종 2007.03.26 11068
3333 줄잡아 바람의종 2007.03.26 11103
3332 지루하다 바람의종 2007.03.27 9535
3331 지름길 바람의종 2007.03.27 6533
3330 진저리 바람의종 2007.03.28 7993
3329 쫀쫀하다 바람의종 2007.03.28 10105
3328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07.03.29 8609
3327 칠칠하다 바람의종 2007.03.29 798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