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05 00:30

호박고지

조회 수 9254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호박고지

햇볕이 따사로운 철이면 어머니의 손길이 바빠진다. 겨울에 먹을 마른 음식과 밑반찬 준비 때문이다. 겨우내 먹을 밑반찬으로 고추도 말려야 하고, 깻잎도 절여야 하고, 또 호박과 가지와 무를 얇게 썰어 햇볕에 말려두어야 한다. 무와 가지를 말린 것을 표준어로는 ‘무말랭이’, ‘가지말랭이’라고 하고, 호박을 말린 것은 ‘호박고지, 호박오가리’라고 한다.

‘오가리’는 ‘오글다, 오그라지다’와 관련된 낱말로, 고장에 따라 ‘우거리, 우가리, 와가리, 왁다리’로 발음한다. ‘고지’는 ‘고지, 꼬지’로 많이 쓰고, ‘고지’에 접미사 ‘-아기, -앙이’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고재기, 꼬쟁이’의 형태도 보인다. ‘오가리’와 ‘고지’가 뜻이 비슷한 까닭에 두 말이 섞이면서 ‘우거지, 고자리’의 형태로도 쓰인다. 제주도에서는 ‘말랭이’를 많이 쓴다. 지역에 따라서 ‘꼬시래기, 속씨래기, 쪼가리’로 쓰는 경우도 있다.

무말랭이는 양념을 해서 반찬을 만들면 졸깃한 느낌 덕분에 마치 고기를 씹는 듯하다. 가지말랭이나 호박고지는 겨울철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나물을 무치거나 탕을 하면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이렇게 말려 놓은 무말랭이나 호박고지 등은 정월 보름날에 나물로 많이 쓴다. 가을철, 따사로운 햇볕을 그냥 보내기 아깝다. 애호박을 얇게 썰고 가지를 길게 썰어, 채반에 널어서 말리는 풍경이 그립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42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02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009
3348 X-mas 바람의종 2011.12.26 13484
3347 X세대 바람의종 2008.02.20 8477
3346 [re] 시치미를 떼다 file 바람의종 2010.11.17 13075
3345 ~ ㄴ걸 / ~ ㄹ 걸 바람의종 2008.12.11 10280
3344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379
3343 ~ 화(化) 바람의종 2009.09.06 6910
3342 ~ㄴ 바 바람의종 2010.11.02 11209
3341 ~같이 바람의종 2010.05.10 9557
3340 ~겠다, ~것다 바람의종 2010.07.10 10586
3339 ~과 다름 아니다 바람의종 2008.11.01 9036
3338 ~까지, ~조차, ~마저 바람의종 2009.03.23 11570
3337 ~노, ~나 바람의종 2010.09.05 8950
3336 ~는가 알아보다 바람의종 2009.09.27 8336
3335 ~다 라고 말했다 바람의종 2010.03.15 12175
3334 ~다오, ~주라 바람의종 2011.12.05 8304
3333 ~답다, ~스럽다 바람의종 2010.11.21 9545
3332 ~대, ~데 바람의종 2011.12.04 13021
3331 ~던가, ~든가 바람의종 2008.07.12 11989
3330 ~데 반해 / ~데 비해 바람의종 2010.02.28 17538
3329 ~도 불구하고 바람의종 2012.10.02 11523
3328 ~되겠, ~되세 바람의종 2009.03.30 6615
3327 ~든 / ~던 바람의종 2011.11.27 108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