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
다슬기를 사다가 된장을 좀 풀고 거기에 아욱이나 시금치 또는 애호박을 조금 넣고 끓이면 맛있는 다슬깃국이 된다. 다슬기의 시원한 맛과 채소 맛이 어우러져 한결 가을 입맛을 돋울 만하다.
‘다슬기’도 고장에 따라 부르는 말이 다르다. 경남에서는 ‘고동·고둥·고딩이’라 부르고, 경북과 강원에서는 ‘골뱅이’라 일컫는다. 충청 지역에서는 ‘올갱이·올강·올뱅이’라 하거나 ‘베틀올갱이·베틀올강’이라고도 부른다. 강원과 경기 쪽에서는 ‘달팽이’라 부른다. 전북·전남 등 호남 지역에서는 ‘다슬이·대사리·대수리·다실개’라 일컫는다. 전북을 중심으로 한 인접 지역에서 ‘물고동’이라고도 하고, 전남에서는 ‘갯고동·갯다사리·갯물고동·갯비트리·비트리’라고도 부른다. 제주에서는 ‘가메기보말·민물보말’이라고 한다.
‘고둥·골뱅이’는 주로 바다에 사는 연체동물을 말한다. ‘다슬기’를 ‘고둥·골뱅이’라 부르는 지역은 바다와 가까운 곳이다. ‘달팽이’는 주로 논과 밭이나 풀숲에서 사는데, 내륙에서 주로 쓴다. ‘다슬이·대수리’라 일컫는 지역은 냇물이나 연못이 많은 지역이다. ‘물고동’은 바다에 사는 ‘고둥’과 구별하려고 민물에 사는 ‘민물고둥’을 일컫는 말이다.
곳에 따라 생활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문화에 따라 연체동물의 이름도 섬세하게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이름에 걸맞은 문화를 존중해야 할 때다. 따라서 하나만 내세우고 나머지를 버릴 것이 아니라, 두루 그 고장 문화를 이해하고 알고자 노력했으면 한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3772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038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5387 |
70 |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 風文 | 2022.05.16 | 1190 |
69 |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 風文 | 2022.06.08 | 1188 |
68 |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 風文 | 2022.08.18 | 1186 |
67 | 언어의 혁신 | 風文 | 2021.10.14 | 1184 |
66 | 몰래 요동치는 말 | 風文 | 2023.11.22 | 1184 |
65 |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 風文 | 2022.06.23 | 1181 |
64 | 뒷담화 보도, 교각살우 | 風文 | 2022.06.27 | 1177 |
63 | 올바른 명칭 | 風文 | 2022.01.09 | 1175 |
62 | 산막이 옛길 | 風文 | 2023.11.09 | 1175 |
61 |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 風文 | 2022.08.27 | 1174 |
60 | 말과 공감 능력 | 風文 | 2022.01.26 | 1170 |
59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 風文 | 2021.10.31 | 1165 |
58 |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 風文 | 2022.10.07 | 1163 |
57 | 이중피동의 쓸모 | 風文 | 2023.11.10 | 1162 |
56 | 댄싱 나인 시즌 스리 | 風文 | 2023.04.21 | 1156 |
55 |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 風文 | 2022.08.16 | 1150 |
54 | 권력의 용어 | 風文 | 2022.02.10 | 1146 |
53 | 편견의 어휘 | 風文 | 2021.09.15 | 1138 |
52 | 안녕히, ‘~고 말했다’ | 風文 | 2022.10.11 | 1135 |
51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 風文 | 2022.02.10 | 1134 |
50 | 영어 절대평가 | 風文 | 2022.05.17 | 1129 |
49 |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 風文 | 2022.08.15 | 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