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우리 언어생활에서 영어를 남용하고 있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영어 단어를 가져다 쓰는 수준을 넘어, 둘 이상의 영어 단어를 결합한 구 구성도 무분별하게 쓰고 있다.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가 대표적이다. ‘머스트 해브(must have)’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의 준말로,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필수품’ 정도로 바꾸어 쓸 수 있다. 그럼에도 상품 판매자들이 상품을 광고하거나 홍보할 때 ‘필수품’ 대신 ‘머스트 해브’를 즐겨 쓴다. 최근에는 ‘머스트 해브’라는 말에 유추하여 ‘머스트 고(must go)’, ‘머스트 시(must see)’란 말까지 쓰고 있다. 반드시 찾아가 구경해야 할 장소를 가리킨다. 특정 여행지를 추천할 때 즐겨 쓴다.
‘워너비(wanna be←want to be)’란 말도 빈번하게 쓰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동경하여 그들의 행동이나 복장 등을 그대로 따라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런 사람들이 아주 많아지다 보니 ‘워너비 현상’이란 말도 생겨났다. 우리나라 대중가요 가수인 ‘SG 워너비’도 미국 팝 가수인 ‘사이먼과 가펑클(Simon & Garfunkel)’을 동경하여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시리즈로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다음 회에)계속’이란 뜻으로 ‘to be continued’란 영어 자막을 쓴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하여 ‘너무하다’는 뜻으로 ‘투 머치(too much)하다’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을 빈번하게 들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우리의 영어 남용이 정말이지 너무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43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694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1909 |
3370 | 권력의 용어 | 風文 | 2022.02.10 | 1334 |
3369 |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 風文 | 2022.06.28 | 1341 |
3368 |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 風文 | 2022.08.22 | 1341 |
3367 | 꼬까울새 / 해독, 치유 | 風文 | 2020.05.25 | 1343 |
3366 | 교정, 교열 / 전공의 | 風文 | 2020.05.27 | 1344 |
3365 |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 風文 | 2022.06.21 | 1344 |
3364 | 이중피동의 쓸모 | 風文 | 2023.11.10 | 1345 |
3363 | 일고의 가치 | 風文 | 2022.01.07 | 1346 |
3362 | 몰래 요동치는 말 | 風文 | 2023.11.22 | 1346 |
3361 | 언어의 혁신 | 風文 | 2021.10.14 | 1348 |
3360 | 올바른 명칭 | 風文 | 2022.01.09 | 1352 |
3359 | 개헌을 한다면 | 風文 | 2021.10.31 | 1353 |
3358 |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 風文 | 2022.06.23 | 1355 |
3357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 風文 | 2022.05.12 | 1357 |
3356 | 내연녀와 동거인 | 風文 | 2023.04.19 | 1357 |
3355 |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 風文 | 2022.05.25 | 1365 |
3354 |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 風文 | 2022.06.07 | 1366 |
3353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 風文 | 2022.05.17 | 1366 |
3352 |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 風文 | 2022.07.13 | 1367 |
3351 |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 風文 | 2022.08.27 | 1367 |
3350 | 모호하다 / 금쪽이 | 風文 | 2023.10.11 | 1367 |
3349 |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 風文 | 2022.07.12 | 13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