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2.29 16:52

‘~스런’

조회 수 7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스런’

며칠 전 텔레비전을 보다 ‘의심스런’이라는 방송 자막을 접했다. 용언 어간 ‘의심스럽-’에 어미 ‘-은’이 결합할 때에는 ‘의심스럽-’의 말음 ‘ㅂ’이 ‘우’로 바뀌기 때문에 ‘의심스러운’으로 써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대신 ‘의심스런’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우리말에서 ‘ㅂ’으로 끝나는 용언은 ‘잡-’(잡다·잡은·잡으니)처럼 어떤 부류의 어미와 결합하든 늘 어간의 말음 ‘ㅂ’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있고, ‘덥다’(덥다·더워·더우니)처럼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는 어간의 말음 ‘ㅂ’을 그대로 유지하나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는 ‘ㅂ’이 다른 소리로 바뀌는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ㅂ 규칙 용언’이라 하고 후자를 ‘ㅂ 불규칙 용언’이라 한다. ‘의심스럽-’은 ‘ㅂ 불규칙 용언’에 속한다.

그런데 아주 오래 전부터 일상 구어(입말)에서는 ‘의심스럽-’처럼 ‘-스럽-’이 결합되어 파생된 형용사에 어미 ‘-은’을 결합할 때 ‘~스러운’ 대신 ‘~스런’을 써 왔다. ‘의심스런’, ‘자랑스런’, ‘장난스런’ 등이 모두 그렇다. 간결성을 추구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듯하다. 그렇지만 ‘가렵-’, ‘정답-’ 등의 다른 ‘ㅂ 불규칙 용언’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가려운’, ‘정다운’ 대신 ‘가련’, ‘정단’ 등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스러운’ 대신 ‘~스런’으로 쓰는 것은 잘못되거나 아주 예외적인 것이다.

과거의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도 ‘자랑스런’이 버젓이 쓰였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개정된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는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처럼 ‘자랑스런’을 ‘자랑스러운’으로 수정하였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01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5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416
3410 단추를 꿰다, 끼우다, 채우다 바람의종 2010.05.31 27371
3409 본때없다, 본데없다, 본떼없다, 본대없다 바람의종 2010.10.18 26909
3408 부화가 치밀다, 부아가 치밀다 / 화병, 홧병 바람의종 2010.05.08 26676
3407 자처하다, 자청하다 바람의종 2012.12.04 26040
3406 자잘못을 가리다 바람의종 2012.12.11 25762
3405 한글 맞춤법 강의 - 박기완 윤영환 2006.09.04 25758
3404 새 학기 단상 윤안젤로 2013.04.19 25735
3403 '받다'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18 25373
3402 모자르다, 모자라다, 모잘라, 모자른, 모잘른 바람의종 2010.06.01 25172
3401 차단스 바람의종 2008.02.19 24781
3400 휘거 風文 2014.12.05 24664
3399 오살할 놈 바람의종 2008.02.29 24421
3398 암닭, 암탉 / 닭 벼슬 바람의종 2010.06.16 24245
3397 간판 문맹 風文 2014.12.30 24197
3396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바람의종 2012.11.23 24130
3395 앎, 알음, 만듬/만듦, 베품/베풂 바람의종 2012.01.08 24106
3394 온몸이 노근하고 찌뿌둥하다 바람의종 2012.12.12 24082
3393 레스쿨제라블, 나발질 風文 2014.12.29 24037
3392 나, 본인, 저 윤안젤로 2013.04.03 24029
3391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2.12.21 23859
3390 박물관은 살아있다 2 바람의종 2012.12.10 23740
3389 늘그막, 늙으막 / 늑수그레하다, 늙수그레하다 바람의종 2010.04.02 235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