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5 15:02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조회 수 17060 추천 수 2 댓글 0
[우리말바루기]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행상을 한 할머니는 철수가 바르게 클 수 있도록 궂은일도 마다 않고 뒷바라지를 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먼 길을 마다 않고 한달음에 달려와 자기 일처럼 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눈에 자주 띄는 예문이다. 여기서 ‘마다 않고’의 ‘마다’는 ‘마다하다’의 어근이다. ‘마다하다’는 ‘거절하거나 싫다고 하다’를 뜻한다. 어근은 단어를 분석할 때 필요한 개념이다. 용언으로서 단어가 문장에서 제 기능을 다하려면 어근만 가지고선 안 된다. 따라서 ‘마다하지 않고’로 적어야 옳다.
인터넷상의 축약된 언어가 일상 언어에 영향을 미쳐서인지 이처럼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말을 잘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바깥의 소란에도 아랑곳 않고 영자는 고개를 숙인 채 일에 열중했다”의 ‘아랑곳 않고’는 어떨까. 여기서도 ‘아랑곳하지 않고’로 쓰는 것이 바른 용법이다. 그러나 ‘아랑곳 않고’는 허용될 만하다. ‘마다’와 달리 ‘아랑곳’은 ‘일에 나서서 참견하거나 관심을 두는 일’이란 뜻의 명사다. 또 “그녀는 그 젊은이의 반응 따위는 아랑곳을 않으려는 투였다”처럼 ‘아랑곳’ 뒤에 ‘을’이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못하다, 머지않다, 못지않다’처럼 한 단어로 인정받았으면 모를까 ‘마다않다’는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
-
∥…………………………………………………………………… 목록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
충돌과 추돌
-
일절과 일체
-
불식과 척결
-
조리다, 졸이다
-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
건더기, 건데기
-
龜의 독음
-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
결단과 결딴
-
하릴없이, 할 일 없이
-
뭘로 / 뭐로
-
그분이요? / 그분이오?
-
사이시옷
-
응큼하다
-
진면목
-
이었다, 이였다
-
전년도, 회계연도
-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
까탈스럽다
-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
~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