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09 02:25

홀씨

조회 수 15460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홀씨

1970년대에 발표한 오영수의 <실겆이꽃>이라는 중편소설에는 제목과 같은 실겆이꽃이라는 식물 이름이 나온다. 실겆이꽃은 소설의 배경인 제주도 말이거나, 아니면 작가가 지어낸 가공의 식물로 여겨진다. 씨에 갈퀴 같은 것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이나 짐승에 묻어 다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식물도 대를 잇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씨를 퍼뜨린다. 씨에 깃털 같은 것이 붙어 있어 바람에 날려가기도 하고, 새나 짐승의 먹이가 되어 흩어지기도 한다. 또 소설 속의 실겆이꽃처럼 사람이나 짐승에게 달라붙어 멀리까지 퍼뜨리는 것도 있다.

“홀씨는 스스로 방향을 찾지 못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간다.” 신문에 게재된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글 바탕에는 바람에 날려가는 민들레 씨앗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작가는 민들레처럼 깃털 같은 것이 있어서 바람에 잘 날려가는 씨앗을 ‘홀씨’라고 알고 있는 듯하다.

홀씨는 식물이 무성생식을 할 때 만들어내는 생식세포를 이른다. 보통 단세포로 움이 트기 때문에 홀씨라고 한다. ‘홀’은 단(單)의 우리말이다. 이렇게 꽃이 피지 않고 홀씨에 의해 번식하는 식물을 포자식물이라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포자식물로는 고사리가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생물 시간에 고사리의 세대 교번을 공부하면서 ‘장란기’ 또는 ‘장정기’라고 하여 홀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운 기억을 되살려 보면 될 것 같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98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49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381
3392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247
3391 내색 風文 2023.11.24 1252
339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1266
3389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267
3388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1272
3387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1273
3386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1278
3385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1279
338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284
3383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1289
3382 말과 공감 능력 風文 2022.01.26 1294
3381 뒷담화 보도, 교각살우 風文 2022.06.27 1298
3380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1300
337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1302
3378 옹알이 風文 2021.09.03 1304
3377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306
3376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309
3375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風文 2022.05.16 1309
3374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1310
3373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317
3372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321
3371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風文 2022.09.21 132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