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18 17:03

핫도그와 불독

조회 수 9087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핫도그와 불독

외래어

나무 막대기에 소시지를 꽂고 밀가루 반죽을 둘러 기름에 튀겨 만든 음식이 ‘핫도그’다. 겉에 케첩을 두르기도 한다. 본디 핫도그는 긴 빵을 길게 갈라 소시지를 넣고 겨자 소스 같은 것을 쳐서 만든다. 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영어 이름에 ‘dog’가 들어가며, 우리는 이를 번역하거나 새말을 만들지 않고 원어 형태대로 받아들여 ‘핫도그’라 일컫는다. 이렇게 영어의 ‘g’로 끝나는 단어는 대개 ‘그’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다. ‘개그’(gag), ‘머그’(mug), ‘스모그’(smog), ‘아날로그’(analog) 등이 그렇다.

그런데 같은 ‘g’라도 ‘그’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있다. 가방을 뜻하는 ‘백’(bag)이 대표적이고, 비록 아직 규범표기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불독’(bulldog)과 야구말 ‘덕아웃’(dugout)이 그렇다.(‘불독’과 ‘덕아웃’의 규범표기는 각각 ‘불도그’와 ‘더그아웃’이다) ‘불독’은 나이 지긋한 분 중엔 ‘부르도그’라 쓰는 이도 있고, 북녘에서도 ‘부르도그’라고 하니 ‘불독’은 형태가 매우 특이한 셈이다.

이런 불규칙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를 두고선 확실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어 현상과 마찬가지로 외래어의 형성도 이처럼 불규칙한 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예외적인 것을 ‘관용’이라고 하며, 표기 차원에서는 ‘백’(bag)처럼 뿌리가 깊은 것을 규범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77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30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212
3326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417
332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1417
3324 산막이 옛길 風文 2023.11.09 1418
3323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1419
3322 아줌마들 風文 2022.01.30 1420
3321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風文 2022.05.31 1420
3320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風文 2022.06.26 1422
3319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風文 2022.09.08 1425
3318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1428
3317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428
3316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風文 2020.05.26 1431
3315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1431
3314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1432
3313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風文 2023.06.30 1432
3312 그림과 말, 어이, 택배! 風文 2022.09.16 1436
3311 용찬 샘, 용찬 씨 風文 2023.04.26 1437
3310 상석 風文 2023.12.05 1437
3309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1438
3308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風文 2022.09.01 1438
3307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440
3306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1440
3305 법과 도덕 風文 2022.01.25 14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