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7 01:30

이팝나무

조회 수 1136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팝나무

요즘 길가나 학교 정원에서 하얀 이팝나무 꽃을 흔히 본다. ‘이팝나무’는 하얀 꽃더미가 마치 사발에 소복이 담긴 쌀밥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니밥>이밥>이팝이 된 것이다. ‘니팝나무/ 니암나무/ 뻣나무’라고도 하고, 꽃은 ‘쌀밥꽃’이라고도 부른다. 이름이 이름이니만큼, 꽃 피는 모습으로 그 해 벼농사를 짐작했다. 비가 적당히 온 봄이면 꽃이 활짝 피고, 날이 가물면 잘 피지 않는데, 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벼농사는 물이 많아야 하므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 성싶다. 심지어 정월 앞뒤로 큰 샘과 이팝나무에 ‘용왕 먹인다’ 하여 치성을 드리고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였다.

영어로는 옷감의 장식 술을 뜻하는 ‘프린지 트리’(Fringe tree)인데, 우리말은 밥과 쌀을 바로 이름에 썼다. 전라도에서는 ‘밥태기’, 경기도에서는 ‘쌀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밥이 우리에게 얼마나 일상적인지는 조팝나무/ 까치밥/ 밥티꽃/ 며느리밥풀 같은 이름들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팝나무라는 이름의 유래를 두고 다른 의견도 있다. 꽃이 입하(立夏) 머리에 피는 까닭에 입하목이라고 불렀고, 이 입하가 연음되어 ‘이파>이팝’으로 되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입하목이라도 부르기도 한다.

이팝나무는 요새 가로수로도 많이 심어서 청계천에서도 볼 수 있다. 가난했던 시절 이팝에 고깃국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인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이팝나무 풍성한 길을 지나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른 5월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이팝나무] 그림을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77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28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271
3238 대원군 바람의종 2007.06.24 8922
3237 대책 바람의종 2007.06.25 6403
3236 대처승 바람의종 2007.06.25 9660
3235 도락 바람의종 2007.06.26 7424
3234 도구 바람의종 2007.06.26 5780
3233 도량 바람의종 2007.06.27 6865
3232 도탄 바람의종 2007.06.27 5486
3231 동기간 바람의종 2007.06.28 7685
3230 동냥 바람의종 2007.06.28 9712
3229 등용문 바람의종 2007.06.30 6873
3228 막론 바람의종 2007.06.30 6302
3227 말세 바람의종 2007.07.01 8651
3226 면목 바람의종 2007.07.01 8069
3225 명일 바람의종 2007.07.02 11213
3224 모리배 바람의종 2007.07.02 16507
3223 모순 바람의종 2007.07.03 5770
3222 목적 바람의종 2007.07.03 6932
3221 무녀리 바람의종 2007.07.04 9089
3220 무진장 바람의종 2007.07.04 7338
3219 문외한 바람의종 2007.07.05 8717
3218 미망인 바람의종 2007.07.05 6103
3217 미인계 바람의종 2007.07.06 71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