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7 01:30

이팝나무

조회 수 1137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팝나무

요즘 길가나 학교 정원에서 하얀 이팝나무 꽃을 흔히 본다. ‘이팝나무’는 하얀 꽃더미가 마치 사발에 소복이 담긴 쌀밥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니밥>이밥>이팝이 된 것이다. ‘니팝나무/ 니암나무/ 뻣나무’라고도 하고, 꽃은 ‘쌀밥꽃’이라고도 부른다. 이름이 이름이니만큼, 꽃 피는 모습으로 그 해 벼농사를 짐작했다. 비가 적당히 온 봄이면 꽃이 활짝 피고, 날이 가물면 잘 피지 않는데, 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벼농사는 물이 많아야 하므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 성싶다. 심지어 정월 앞뒤로 큰 샘과 이팝나무에 ‘용왕 먹인다’ 하여 치성을 드리고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였다.

영어로는 옷감의 장식 술을 뜻하는 ‘프린지 트리’(Fringe tree)인데, 우리말은 밥과 쌀을 바로 이름에 썼다. 전라도에서는 ‘밥태기’, 경기도에서는 ‘쌀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밥이 우리에게 얼마나 일상적인지는 조팝나무/ 까치밥/ 밥티꽃/ 며느리밥풀 같은 이름들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팝나무라는 이름의 유래를 두고 다른 의견도 있다. 꽃이 입하(立夏) 머리에 피는 까닭에 입하목이라고 불렀고, 이 입하가 연음되어 ‘이파>이팝’으로 되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입하목이라도 부르기도 한다.

이팝나무는 요새 가로수로도 많이 심어서 청계천에서도 볼 수 있다. 가난했던 시절 이팝에 고깃국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인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이팝나무 풍성한 길을 지나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른 5월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이팝나무] 그림을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2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7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750
3238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1273
3237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273
3236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風文 2020.05.24 1275
3235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276
3234 자막의 질주, 당선자 대 당선인 風文 2022.10.17 1276
3233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277
3232 말끝이 당신이다, 고급 말싸움법 風文 2022.07.19 1278
3231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279
3230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1279
3229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1280
3228 어떻게 토론할까, 질문 안 할 책임 風文 2022.07.24 1283
3227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1283
3226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283
3225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1286
3224 한글의 역설, 말을 고치려면 風文 2022.08.19 1287
3223 귀 잡수시다? 風文 2023.11.11 1287
3222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287
3221 깻잎 / 기림비 1 風文 2020.06.01 1288
3220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1290
3219 대통령과 책방 風文 2023.05.12 1290
3218 혁신의 의미, 말과 폭력 風文 2022.06.20 1291
3217 ‘~스런’ 風文 2023.12.29 129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