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3 01:31

뜰과 마당

조회 수 736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뜰과 마당

지난 세기 동안 우리 집의 모습과 쓰임새가 크게 달라져 말들 또한 뜻과 쓰임새 모두 많이 달라졌다. 지난날 우리네 집은 울이나 담으로 둘러싸인 집터 위에 저마다 몫이 다른 쓰임새로 여러 자리가 나누어졌다. 방과 마루와 부엌을 중심으로 하는 집채를 비롯하여 마당, 뜰, 남새밭이 집터를 채웠다. 집의 노른자위는 물론 위채, 아래채, 사랑채로 나누어지는 삶의 보금자리인 집채다. 남새밭은 대문과 집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철따라 반찬거리 남새를 길러냈다.

‘마당’은 집에서 집채나 남새밭에 못지않게 종요로운 자리다. 남새밭이 없는 집은 있을 수 있지만 마당이 없는 집은 거의 없었다. 살림이 넉넉하고 집터가 넓으면 앞마당, 뒷마당, 바깥마당까지 갖춘 집들도 적지 않았다. 마당은 일터다. 타작을 하고, 우케를 널고, 길쌈을 하고, 명절이 닥치거나 혼례나 장례나 환갑 같은 큰일이 생기면 잔치판도 벌이고 놀이판도 벌이고, 여름철 밤이면 모깃불을 피워놓고 이야기판도 벌였다.

‘뜰’은 집에서 가장 뒷전으로 밀리는 자리다. 집채처럼 보금자리도 아니고, 마당처럼 일터도 아니고, 남새밭처럼 먹거리를 내놓지도 않는다. 뜰은 삶을 기름지게 하는 쉼터다. 그래서 살림살이가 넉넉해지면 곧장 뜰이 넓어진다. 울이나 담 아래 몇 포기 꽃을 심는 것에서 비롯하여 앵두에서 살구나 감과 같은 과일 나무를 심고, 천리향이나 매화 같은 꽃나무를 심고, 마침내 연꽃이 피고 수양버들이 드리워지는 연못까지 갖추기도 한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867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0130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7Feb
    by 바람의종
    2008/02/27 by 바람의종
    Views 11203 

    이팝나무

  5. No Image 27Feb
    by 바람의종
    2008/02/27 by 바람의종
    Views 6678 

    맑다와 밝다

  6. No Image 25Feb
    by 바람의종
    2008/02/25 by 바람의종
    Views 6991 

    재개비

  7. No Image 24Feb
    by 바람의종
    2008/02/24 by 바람의종
    Views 10229 

    중국의 언어

  8. No Image 24Feb
    by 바람의종
    2008/02/24 by 바람의종
    Views 7100 

    난친이 바위

  9. No Image 23Feb
    by 바람의종
    2008/02/23 by 바람의종
    Views 7656 

    꽃다지

  10. No Image 23Feb
    by 바람의종
    2008/02/23 by 바람의종
    Views 7367 

    뜰과 마당

  11. No Image 22Feb
    by 바람의종
    2008/02/22 by 바람의종
    Views 6989 

    누겁다/ 서겁다

  12. No Image 22Feb
    by 바람의종
    2008/02/22 by 바람의종
    Views 8165 

    오스트로네시아 말겨레

  13. No Image 22Feb
    by 바람의종
    2008/02/22 by 바람의종
    Views 7590 

    큰 바위

  14.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8/02/21 by 바람의종
    Views 5954 

    애기똥풀

  15.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8/02/21 by 바람의종
    Views 8471 

    슬기와 설미

  16. No Image 20Feb
    by 바람의종
    2008/02/20 by 바람의종
    Views 10928 

    쓰겁다

  17. No Image 20Feb
    by 바람의종
    2008/02/20 by 바람의종
    Views 7839 

    아메리카 토박이말

  18. No Image 20Feb
    by 바람의종
    2008/02/20 by 바람의종
    Views 8075 

    엄리대수와 아시

  19. No Image 19Feb
    by 바람의종
    2008/02/19 by 바람의종
    Views 6078 

    원추리

  20. No Image 19Feb
    by 바람의종
    2008/02/19 by 바람의종
    Views 7096 

    한글과 우리말

  21. No Image 18Feb
    by 바람의종
    2008/02/18 by 바람의종
    Views 6517 

    남새

  22. No Image 18Feb
    by 바람의종
    2008/02/18 by 바람의종
    Views 9362 

    라틴아메리카 언어

  23. No Image 17Feb
    by 바람의종
    2008/02/17 by 바람의종
    Views 8794 

    호태왕비

  24. No Image 17Feb
    by 바람의종
    2008/02/17 by 바람의종
    Views 7809 

    굿

  25. No Image 16Feb
    by 바람의종
    2008/02/16 by 바람의종
    Views 9556 

    끌끌하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