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4 18:09

황새울과 큰새

조회 수 11036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황새울과 큰새

작은 마을 이름에는 땅의 모양새나 동식물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당진군 정미면의 ‘황새울’이라는 곳도 ‘황새’가 많이 날아든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은 ‘황새울’을 ‘한새울’이라고도 한다. ‘황새’와 ‘한새’는 어떤 관계일까?

우리말 형용사 ‘하다’는 ‘크다·많다’라는 뜻을 지닌 옛말이었다. 이는 <용비어천가> 제2장의 ‘불휘 기픈 남? 바?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라는 표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여름 하?니’는 ‘열매가 많으니’라는 뜻이다. ‘한강’은 ‘큰 강’을 뜻하며, ‘한밭’은 또한 ‘큰 밭’(大田)’을 뜻한다는 것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우리 글을 ‘한글’이라 한 것도 ‘큰 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쯤 되면 ‘한새울’이 ‘황새울’로 불리는 까닭도 짐작할 수 있다. ‘한 새’는 ‘큰 새’이며, 한낱말로 녹아드는 과정에서 ‘황새’라는 말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는 황새를 ‘한새 관(?)’으로 풀이한 바 있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황새’를, “몸의 길이는 1미터, 편 날개의 길이는 66센티미터, 몸빛은 흰 빛”으로 풀이한다. 결국 ‘황’은 ‘한’이 변한 소리다. ‘한’은 ‘황’뿐만 아니라 ‘항’으로 소리날 수도 있다. 우리 옛말에 ‘주인’을 뜻하는 ‘항것’도 ‘큰’이라는 뜻의 ‘항’과 ‘주인’이라는 뜻의 ‘것’이 합쳐진 말이다. 이처럼 음이 유사한 작은 마을 이름에서 우리말의 본새를 찾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9314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075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8Jan
    by 바람의종
    2008/01/28 by 바람의종
    Views 6799 

    말꽃과 삶꽃

  5. No Image 28Jan
    by 바람의종
    2008/01/28 by 바람의종
    Views 7003 

    깍지다리

  6. No Image 27Jan
    by 바람의종
    2008/01/27 by 바람의종
    Views 7955 

    삼촌

  7. No Image 27Jan
    by 바람의종
    2008/01/27 by 바람의종
    Views 9099 

    달개비

  8. No Image 27Jan
    by 바람의종
    2008/01/27 by 바람의종
    Views 8798 

    개차산과 죽산

  9. No Image 26Jan
    by 바람의종
    2008/01/26 by 바람의종
    Views 8138 

    뽑다와 캐다

  10. No Image 26Jan
    by 바람의종
    2008/01/26 by 바람의종
    Views 11521 

    자욱길

  11. No Image 26Jan
    by 바람의종
    2008/01/26 by 바람의종
    Views 11153 

    형제자매

  12. No Image 25Jan
    by 바람의종
    2008/01/25 by 바람의종
    Views 7503 

    듬실과 버드실

  13. No Image 25Jan
    by 바람의종
    2008/01/25 by 바람의종
    Views 7198 

    개양귀비

  14. No Image 25Jan
    by 바람의종
    2008/01/25 by 바람의종
    Views 8023 

    차례와 뜨레

  15. No Image 24Jan
    by 바람의종
    2008/01/24 by 바람의종
    Views 9091 

    이마귀

  16. No Image 24Jan
    by 바람의종
    2008/01/24 by 바람의종
    Views 10175 

    사촌

  17. No Image 24Jan
    by 바람의종
    2008/01/24 by 바람의종
    Views 11036 

    황새울과 큰새

  18. No Image 22Jan
    by 바람의종
    2008/01/22 by 바람의종
    Views 6636 

    너도밤나무

  19. No Image 22Jan
    by 바람의종
    2008/01/22 by 바람의종
    Views 6293 

    소젖

  20. No Image 22Jan
    by 바람의종
    2008/01/22 by 바람의종
    Views 8763 

    인사말

  21. No Image 21Jan
    by 바람의종
    2008/01/21 by 바람의종
    Views 7370 

    태백산과 아사달

  22. No Image 20Jan
    by 바람의종
    2008/01/20 by 바람의종
    Views 6213 

    달맞이꽃

  23. No Image 20Jan
    by 바람의종
    2008/01/20 by 바람의종
    Views 8164 

    부리다와 시키다

  24. No Image 20Jan
    by 바람의종
    2008/01/20 by 바람의종
    Views 487552 

    말차례

  25. No Image 19Jan
    by 바람의종
    2008/01/19 by 바람의종
    Views 6585 

    안시성과 아골관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