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4 15:38

된장녀

조회 수 6799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된장녀

“그 사람 참 된장처럼 구수하네”라고 하면 마음이 넉넉하고 푸근하다는 칭찬이다. 그런데 단지 ‘여(녀)’라는 말을 덧붙였을 뿐인데 ‘된장녀’는 젊은 여성 일부를 부정적으로 일컫는 말이 되었다. 일단 말이 퍼지기 시작하니 유행에 민감한 신문·방송이나 정치권에서도 입방아에 올린다.

새말을 만드는 방식도 유행한다. 최근 ‘-족(族), -녀(女), -남(男)’ 등을 붙인 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달하려는 핵심 의미를 나타내는 말 뒤에 ‘-족, -녀, -남’만 붙이면 그런 사람·여자·남자라는 말이 쉽게 만들어지니 그 방식도 유행하는 듯하다. 이런 말은 짝이 되는 말이 금방 생겨난다. ‘된장녀’와 비슷한 의미로 짝이 되는 ‘된장남’, 반대되는 의미로 짝이 되는 ‘고추장남’이 함께 돌고 있고, 몸을 격렬하게 떨면서 춤을 추는 ‘떨녀’가 등장하자 ‘떨남’도 나타났다.

쉽게 말을 만들었다고 하여 반드시 그 쓰임이나 뜻까지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몸보신족’이 건강에 좋은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일컫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지만 ‘면창족’이 퇴직 압력을 받으면서 별다른 업무가 없어 창밖만 바라보는 회사 임원급 사람을 뜻한다는 것을 금방 알아내기는 어렵다. ‘된장녀’라는 말만 보고 서양식 생활 방식을 동경하는 사치스런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추론하기 어려운 것도 그렇다. 뜻을 알기 어려운 새말보다 부려쓰기 좋은 쉬운 새말이 많은 이들에게 오래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32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8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812
3370 '전(全), 총(總)'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7 15018
3369 '지'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8.05 9148
3368 '첫'과 '처음' 바람의종 2008.09.18 8716
3367 (공장)부지 바람의종 2007.10.13 7670
3366 (뒷)바라지 風磬 2006.11.16 7022
3365 (밤)참 風磬 2006.11.30 6240
3364 -가량(假量) 바람의종 2010.06.20 10412
3363 -분, 카울 風文 2020.05.14 1582
3362 -스럽다 바람의종 2010.08.14 9012
3361 -시- ① / -시- ② 風文 2020.06.21 1706
3360 -씩 바람의종 2010.01.23 9290
3359 -지기 바람의종 2012.05.30 11357
3358 -화하다, -화되다 바람의종 2009.08.07 9506
3357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風文 2023.04.18 1343
3356 12바늘을 꿰맸다 바람의종 2010.12.19 12826
3355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340
3354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1053
3353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153
3352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1219
3351 4·3과 제주어, 허버허버 風文 2022.09.15 1446
3350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風文 2020.06.06 1522
3349 CCTV 윤안젤로 2013.05.13 280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