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97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사라져가는 자기 말을 지키려는 두 젊은이를 소개한다. 토족말을 쓰는 챙고츠 양과 만주말을 지키는 스쥔광 군이다. 자기 겨레의 다른 젊은이와는 사뭇 다르게 지극한 모어 사랑을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자기말을 지키려는 이들의 마음은 말 조사 때 만난 글쓴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챙고츠 양은 나이 스물셋인 토족(스스로는 ‘도르까’라 부른다) 젊은이다. 토족은 중국 칭하이성(청해성) 시닝시 근처에 사는 소수민족이다. 이곳 젊은이들 대부분은 중국말과 티베트말을 쓰며, 마을의 나이든 분들과는 달리 토족말(몽골어파에 드는 말인데, 그들은 ‘도르깨’라 한다)은 거의 모른다. 챙고츠 역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중국말·티베트말로 배웠고, 일상생활에서 이 두 말을 유창하게 쓴다.

글쓴이는 짓궂은 질문으로 비칠까 두려워 챙고츠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중국말과 티베트말로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는데 왜 토족어를 그토록 애정을 가지고 쓰려고 하는가요?” 대답은 짧고 단호했다. “우리 겨레의 독특한 말이니까요.” “친구들은 어떤가요?” “우리말 하기를 꺼려요.” “친구들을 설득해 볼 생각은 없는가요?” “해도 소용이 없어요. 친구들은 전혀 관심이 없어요.”

이렇게 가다가는 자기 또래들이 나이 들게 되면 자기네 말이 저절로 사라질까 봐 걱정이란다. 그래서 골똘히 생각한다. 자기네 말을 널리 퍼뜨릴 좋은 방법이 없을까? 글자를 만들면 말을 더 잘 지킬 수 있을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3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85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826
3392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047
339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050
3390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1052
3389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1053
3388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1054
3387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055
3386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055
3385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055
338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061
3383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1064
3382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1070
3381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072
3380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073
3379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1077
3378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1079
3377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081
3376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1084
3375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086
3374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風文 2022.08.30 1087
337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1091
3372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092
337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10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