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4 00:54

꿍치다

조회 수 929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꿍치다

‘돈이나 물건 따위를 몰래 감추다’는 뜻을 나타내는 낱말로, 사전에 오른 말에 ‘꼬불치다’가 있다. ‘용돈을 꼬불치다’, ‘비상금을 꼬불치다’ 등으로 쓰이는 어감이 속된 말이다. 이 ‘꼬불치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로 ‘꿍치다’가 있다.

“병배는 나더러 뭔가 속에 꿍치고 있는 걸 풀어놔야 술이 제대로 받아들여진다고 했지?”(황순원 〈신들의 주사위〉)
“그렇게 약 먹고 살고 싶어하는 남편을 아스피린도 아까워 밀가루를 섞여 멕이면서 그만한 목돈을 꿍쳐 놓았으니 그게 사람이유.”(박완서 〈흑과부〉)
“주머니에는 이리저리 꿍쳐 두었던 삼천 원이 전 재산이었습니다.”(황석영 〈이웃사람〉)
“게다가 도복을 꿍쳐 메고 도장을 드나들며 유도로 단련이 된 몸은 날렵하면서도 튼튼했다.”(박경리 〈토지〉)

앞에 든 보기에서 그 쓰임을 살피면, 마지막 보기(토지)를 빼고는 두루 ‘돈이나 물건 따위를 단단히 숨기거나 간직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현재 국어사전에는 마지막 보기처럼 ‘세게 동이거나 묶다’의 뜻으로 쓰인 ‘꿍치다’가 올림말로 올랐을 뿐이다. ‘꿍치다’란 말에 ‘단단히 숨기거나 간직하다’는 뜻이 생긴 셈인데, 이는 ‘세게 동이거나 묶다’는 의미에서 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갈래를 새로 하나 잡아 확대된 뜻을 올려야 할 필요가 생긴다. 이처럼 말은 하나이지만 뜻이 여럿으로 쓰이는 낱말을 ‘다의어’라 한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0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48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413
3392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193
3391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422
3390 드라이브 스루 風文 2023.12.05 1371
3389 상석 風文 2023.12.05 1187
3388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744
3387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1398
3386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266
3385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444
3384 내색 風文 2023.11.24 1041
3383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285
3382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1140
3381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1152
3380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1297
3379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276
3378 까치발 風文 2023.11.20 1242
3377 쓰봉 風文 2023.11.16 1149
3376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071
3375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1240
3374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288
3373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444
3372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237
3371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3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