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4 16:36

여성상과 새말

조회 수 876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성상과 새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을 제쳐놓고 나서면 집안일이 잘 안 된다는 말이다. 나아가 여성의 행실과 지위를 한계지우는 말이기도 했다. 살림하며 내조를 제대로 하는 게 미덕으로 여기던 때가 있었으나 이젠 여성이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게 더 자연스런 시대가 됐다.

이런 여성상의 변화를 새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적극적인 여성상을 반영하는 새말이 ‘줌마렐라’다. ‘줌마렐라’는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며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혼 여성을 이른다. 요즘 ‘줌마렐라’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도우미 상품과 가사 보조 상품들이 인기라고 한다.

여성상의 변화는 드라마 등장인물에도 반영된다.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 ‘삼순이’의 캐릭터는 ‘순대렐라’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이후 겉보기엔 순박하지만 실은 대찬 여성을 ‘순대렐라’라고 부르게 됐다. 기존에 자주 등장하던 ‘신데렐라형’ 인물과는 달리 독립적이면서도 평범하고 순박한 ‘삼순이’는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줌마렐라’, ‘순대렐라’ 등에 보이는 ‘-렐라’는 ‘신데렐라’에서 따온 것이다. 신데렐라는 고달픈 인생을 바꿔 줄 왕자가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의존적 여성상을 대변하는 말이었으나 요즘 새말에 붙는 ‘-렐라’는 단지 앞에 붙은 말의 특성을 가지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뜻한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6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09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218
3410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731
3409 고령화와 언어 風文 2021.10.13 731
3408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734
3407 또 다른 이름 風文 2021.09.05 736
3406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736
3405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740
3404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741
3403 산막이 옛길 風文 2023.11.09 742
3402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743
3401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745
3400 외국어 선택하기 風文 2022.05.17 747
3399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風文 2022.09.11 748
3398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750
3397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風文 2022.10.06 751
3396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757
3395 내일러 風文 2024.01.03 762
3394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767
3393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767
3392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767
3391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773
3390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776
338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風文 2022.05.26 7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