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수증 받으실게요”

대형 커피전문점 컵 걸이에 새겨진 글이 화제다.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X). 나왔습니다(O)” 사물 존칭이 하도 문제가 되다 보니 아예 문구를 새겨 넣은 모양이다. 아르바이트생의 시급보다 비싼 커피이니 나오시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때 씁쓸하게 웃었던 적이 있었다. 사물존칭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높임말을 어려워한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못지않게 자주 틀리는 말 중에 “-(하)실게요”라는 표현이 있다.“영수증 받으실게요” “여기 앉으실게요” “다른 옷 입어 보실게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하)실게요”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상대방을 높이는 ‘시’와 말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담은 ‘-ㄹ게요’는 함께 쓸 수 없다. “영수증 받으세요” “영수증 받을게요”는 되지만 “영수증 받으실게요”는 자신이 영수증을 받겠다는 얘기인지 상대방에게 영수증을 받으라는 것인지 뜻이 모호하게 된다. “영수증 받으세요” “여기 앉으세요” “다른 옷 입어 보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높여야 할 서술어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우셨다’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울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 어느 것이 맞을까? 어느 쪽도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에 ‘시’를 쓴다. 즉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가 자연스럽다. 다만 존경의 어휘와 같이 쓸 때에는 다른 서술어에도 ‘시’를 쓴다. 가령 ‘주무시다’는 그 자체가 어른에게만 쓰는 존경의 뜻을 담은 어휘이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주무시고 가셨다’와 같이 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2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77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669
3344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830
3343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831
3342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831
3341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832
3340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834
3339 순직 風文 2022.02.01 837
3338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837
3337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840
3336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841
3335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841
3334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842
3333 말과 공감 능력 風文 2022.01.26 844
3332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844
3331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844
3330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845
332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風文 2022.05.17 846
3328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風文 2022.05.16 850
3327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852
3326 상석 風文 2023.12.05 853
3325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854
3324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856
3323 혁신의 의미, 말과 폭력 風文 2022.06.20 85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