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2.29 16:54

뒤치다꺼리

조회 수 11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뒤치다꺼리

대학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막바지다. 작년 이맘때 고3엄마로 초조하고 정신 없이 보내던 날들이 떠오른다. 수험생을 둔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부모의 자식 뒤치다꺼리는 도대체 언제까지일까? 유독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헌신은 끝이 없어 보인다.

뒤에서 일을 보살펴 도와주는 일을 ‘뒤치다꺼리’라고 한다. 그런데 ‘뒷치닥거리’ 혹은 ‘뒤치닥거리’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뒤치다꺼리’는 명사 ‘뒤’와 ‘치다꺼리’가 합하여 생긴 말로 ‘치다꺼리’는 어떤 일을 치러 내는 것, 혹은 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 주는 일을 말한다. ‘치다꺼리’가 거센소리로 시작하기 때문에 ‘뒤’에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고 ‘뒤치다꺼리’가 되는 것이다. ‘뒤치닥’과 ‘거리’가 합하여 ‘뒤치닥거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뒤치닥’이란 단어는 사전에 없다.

‘-거리’와 ‘-꺼리’는 헷갈리기 쉽다. 하지만 ‘꺼리’는 한 낱말이 아니다. ‘거리’는 의존명사로 국거리, 반찬거리, 자랑거리, 얘깃거리, 고민거리, 마실 거리 등 ‘어떤 내용이 될 만한 재료’라는 뜻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또한 ‘한나절 거리(한나절 동안 해낼만한 일)’ ‘한 시간 거리(한 시간 동안 해낼만한 일)’처럼 시간 뒤에 쓰이거나 ‘한입 거리(한입에 처리할만한 것)’ ‘한주먹 거리(한주먹에 처리할만한 것)’처럼 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쓰이기도 한다. 이 경우 모두 ‘꺼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혼동이 오기 쉽다.

굿을 뜻하는 ‘푸닥거리’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푸닥거리’는 ‘푸닥+거리’가 아니다. ‘푸닥’이란 말은 없다. ‘치다꺼리’와 마찬가지로 ‘푸닥거리’ 자체가 한 단어이다. 단어의 형태가 비슷하지만 하나는 ‘꺼리’이고 하나는 ‘거리’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30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80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766
3414 훈방, 석방 바람의종 2010.07.23 14750
3413 훈민정음 반포 565돌 바람의종 2011.11.20 14564
3412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335
3411 후덥지근 / 후텁지근 바람의종 2012.05.30 11480
3410 효시 바람의종 2007.10.08 13492
3409 효능, 효과 바람의종 2010.04.25 10625
3408 횡설수설 1 바람의종 2010.11.11 15155
3407 획정, 확정 바람의종 2008.12.10 14934
3406 회피 / 기피 바람의종 2012.07.05 11801
3405 회가 동하다 바람의종 2008.02.01 20275
3404 홰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39773
3403 황제 바람의종 2012.11.02 18538
3402 황소바람 바람의종 2010.09.04 11886
3401 황새울과 큰새 바람의종 2008.01.24 11174
3400 황금시간 / 우리말 속 일본어 風文 2020.06.11 1938
3399 활개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12669
3398 환멸은 나의 힘 / 영어는 멋있다? 風文 2022.10.28 1512
3397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264
3396 화이바 바람의종 2009.09.24 10589
3395 화성돈 바람의종 2012.08.30 10810
3394 홑몸, 홀몸 바람의종 2009.02.14 12136
3393 홍일점 바람의종 2010.10.06 149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