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6.16 14:55

‘파바’와 ‘롯리’

조회 수 18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파바’와 ‘롯리’

요즘 학생들은 줄여 만든 신조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자신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말을 짧게 줄여 쓰는 것이다. ‘파바’는 ‘파리바게트(Paris Baguette)’을 줄인 말로서, ‘파리’와 ‘바게트’의 첫 음절 ‘파’와 ‘바’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런 말로는 ‘미피’와 ‘배라’를 더 들 수 있다. 이 또한 각각 ‘미스터피자(Mr. Pizza)’와 ‘배스킨라빈스(Baskin Robbins)’ 등에서 그것을 구성하는 말의 첫 음절을 따서 만든 말이다. 이런 줄인 말은 짧게 두 음절로 된 경우가 많다.

한편 ‘롯리’는 ‘롯데리아(Lotteria)’을 줄인 말이지만 ‘파바’와는 그 성격이 좀 다르다. ‘롯데리아’는 ‘롯데(Lotte)’와 ‘카페테리아(cafeteria)’의 혼성어로 ‘롯데’와 ‘리아’로 구성된 말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간결성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짧게 두 음절로 줄여 만든 말이다. ‘아디다스(Adidas)’와 ‘맥도날드(MacDonald)’의 줄인 말인 ‘아다’ ‘맥날’ 등도 똑같다.

이런 줄인 말은 ‘연세대학교(延世大學校)’와 ‘국제연합(國際聯合)’의 한자어를 각각 ‘연대’와 ‘국련’으로 줄인 말에서 유추된 것이다. 줄인 말이란 대개 사람들 간에 서로 공유된 것이나 그 뜻이 쉽게 이해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런데 ‘파바’와 ‘롯리’ 같은 줄인 말이 학생들끼리의 대화에서야 편리할지 몰라도 다른 세대와의 대화에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을 수 있다. 학생들이 이 점을 알아 줄인 말의 사용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52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1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832
3348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472
3347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風文 2022.07.26 1476
3346 깻잎 / 기림비 1 風文 2020.06.01 1478
3345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風文 2022.05.30 1479
3344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1480
3343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風文 2020.05.26 1481
3342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482
3341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1485
3340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1485
3339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485
3338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486
3337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486
3336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風文 2022.06.10 1489
3335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492
3334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1493
333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風文 2022.05.17 1496
3332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496
3331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500
3330 산막이 옛길 風文 2023.11.09 1500
3329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風文 2022.06.26 1501
3328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502
3327 말과 상거래 風文 2022.05.20 15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