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8.01 13:27

갸냘픈

조회 수 8228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갸냘픈


처서를 지나서도 이어지는 비와 무더위에 과연 가을이 올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이뤄지는 모양이다. 요 며칠 사이 높고 청명해진 하늘에는 비늘구름이 뜨고 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길가에 가을꽃의 대명사인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긴 줄기 끝에 달린 코스모스 꽃잎은 하나씩 볼 때는 단순하고 별로 인상적이지 않지만 무리 지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약한 코스모스의 자태를 묘사할 때 흔히 '갸날프다'란 표현을 쓴다. "키도 크고 목도 긴 그 여선생님의 갸날픈 모습을 뵐 때마다 코스모스가 떠올랐어요." "여리디여린 갸날픈 몸으로 하늘을 나는 양 제 몸 흔들어 가을 문 여는 네 모습이 참 곱기도 해라." 하지만 이때의 '갸날프다'는 '가냘프다'를 잘못 쓴 것이다. '가냘프다'는 '몹시 가늘고 연약하다'라는 뜻으로 '가녀리다'로 바꿔 써도 비슷한 의미가 된다.

'가냘프다'를 활용할 때도 "너무 가냘퍼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처럼 '가냘퍼'라고 쓰기 쉬운데 '가냘파'가 맞다. 일반적인 맞춤법 원칙은 '막다→막아' '돌다→돌아' '겪다→겪어'처럼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는 '-어'로 적는다. 그러나 '가냘프다, 바쁘다, 아프다, 고프다 ' 등은 '가냘퍼, 바뻐, 아퍼, 고퍼'가 아니라 '가냘파, 바빠, 아파, 고파' 를 바른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81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40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300
2930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바람의종 2012.09.25 13796
2929 '숫'을 쓰는 동물 바람의종 2012.09.25 10096
2928 밤새 / 밤새워 바람의종 2012.09.24 10774
2927 안전성 / 안정성 바람의종 2012.09.24 16342
2926 뒤처지다,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9.21 12715
2925 헤라시보리 바람의종 2012.09.21 17604
2924 눈이 많이 왔대/데 바람의종 2012.09.20 9114
2923 여간 쉽지 않다 바람의종 2012.09.20 9796
2922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2.09.19 8656
2921 '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9.19 15661
2920 내일 뵈요, 내일 봬요 바람의종 2012.09.14 14707
2919 시보리 바람의종 2012.09.14 11971
2918 '구정'은 일본식 표기 바람의종 2012.09.13 11761
2917 그림의 떡, 그림에 떡 바람의종 2012.09.13 17405
2916 바람의종 2012.09.12 8999
2915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바람의종 2012.09.12 28068
2914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12.09.11 16743
2913 계좌, 구좌 바람의종 2012.09.11 9964
2912 어명이요!, 어명이오! 바람의종 2012.09.06 10705
2911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9.06 17116
2910 사시미, 스시, 스키다시, 락교, 와사비 바람의종 2012.09.04 11289
2909 차지다 , 찰지다 바람의종 2012.09.04 162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