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8.01 13:27

갸냘픈

조회 수 822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갸냘픈


처서를 지나서도 이어지는 비와 무더위에 과연 가을이 올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이뤄지는 모양이다. 요 며칠 사이 높고 청명해진 하늘에는 비늘구름이 뜨고 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길가에 가을꽃의 대명사인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긴 줄기 끝에 달린 코스모스 꽃잎은 하나씩 볼 때는 단순하고 별로 인상적이지 않지만 무리 지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약한 코스모스의 자태를 묘사할 때 흔히 '갸날프다'란 표현을 쓴다. "키도 크고 목도 긴 그 여선생님의 갸날픈 모습을 뵐 때마다 코스모스가 떠올랐어요." "여리디여린 갸날픈 몸으로 하늘을 나는 양 제 몸 흔들어 가을 문 여는 네 모습이 참 곱기도 해라." 하지만 이때의 '갸날프다'는 '가냘프다'를 잘못 쓴 것이다. '가냘프다'는 '몹시 가늘고 연약하다'라는 뜻으로 '가녀리다'로 바꿔 써도 비슷한 의미가 된다.

'가냘프다'를 활용할 때도 "너무 가냘퍼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처럼 '가냘퍼'라고 쓰기 쉬운데 '가냘파'가 맞다. 일반적인 맞춤법 원칙은 '막다→막아' '돌다→돌아' '겪다→겪어'처럼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는 '-어'로 적는다. 그러나 '가냘프다, 바쁘다, 아프다, 고프다 ' 등은 '가냘퍼, 바뻐, 아퍼, 고퍼'가 아니라 '가냘파, 바빠, 아파, 고파' 를 바른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4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0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002
2930 묫자리 / 묏자리 바람의종 2012.08.20 12380
2929 괄세, 섭하다 바람의종 2010.02.21 12372
2928 끄적, 끼적, 깔짝, 깨작 바람의종 2010.05.30 12367
2927 맨들맨들, 반들반들, 번들번들, 미끌, 미끈 바람의종 2009.11.03 12360
2926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51
2925 광안리 바람의종 2012.04.19 12343
2924 고개를 떨구다 바람의종 2008.11.20 12325
2923 ‘-든지’는 선택,‘-던지’는 회상 바람의종 2010.03.17 12321
2922 삼십육계 줄행랑 바람의종 2008.01.16 12315
2921 처리뱅이 바람의종 2011.11.24 12311
2920 드론 바람의종 2012.10.15 12299
2919 끊기다 바람의종 2011.05.01 12287
2918 몰래 입국, 몰래 출국 바람의종 2010.04.19 12281
2917 어깨를 걸고 나란히 바람의종 2009.12.01 12280
2916 의사와 열사 바람의종 2012.03.02 12278
2915 한눈팔다 바람의종 2007.04.02 12274
2914 한자의 두음, 활음조 바람의종 2010.04.26 12266
2913 개쓰레기 바람의종 2012.10.05 12265
2912 마린보이 바람의종 2012.08.13 12257
2911 "차"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6 12256
2910 걸판지게 놀다 바람의종 2012.05.09 12254
2909 저지 바람의종 2010.04.18 1224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