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벗기다 / 베끼다
'끝이 없는 새로운 매력을 지닌 사람'을 표현할 때 "베껴도 베껴도 속을 모르는 양파 같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양파의 껍질을 '베껴'서는 양파 같은 이의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없다. 흔히 '벗겨 내다'는 의미를 나타내고자 할 때 "아이의 옷을 베꼈다" "묵은 때를 베껴 냈다"와 같이 '베끼다'를 사용하지만 이는 "아이의 옷을 벗겼다" "묵은 때를 벗겨 냈다"의 잘못된 표현이다.
'벗기다'는 "옷을 벗기다" "안경을 벗기다"에서와 같이 '몸 일부의 물건을 떼어 놓게 하다', "양파 껍질을 벗길 땐 눈물이 난다"에서와 같이 '가죽이나 껍질 따위를 떼어 내다', "때를 벗기다" "칠을 벗기다"에서처럼 '거죽을 긁어내다', "뚜껑을 벗기다"에서와 같이 '씌운 것을 열거나 걷어내다', "바다의 신비를 벗기다"에서처럼 '감추어진 것이 드러나게 하다', "이런 사대부쯤 벗겨 먹기는 식은 죽 먹기지"에서처럼 '남의 물건 따위를 뜯어내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베끼다'는 "친구의 숙제를 베끼다" "고흐의 그림을 베껴 그렸다" "책 한 권을 몽땅 베껴 본 적이 있다"에서와 같이 '글이나 그림 따위를 원본 그대로 옮겨 쓰거나 그리다'는 뜻으로만 사용된다. 양파 껍질을 아무리 '베껴' 봐야 그 매력을 알 수 없다. 양파 껍질을 '벗겨' 봐야 벗겨도 벗겨도 새로운 속살을 드러내는 양파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612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270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7643 |
2930 | 붙이다, 부치다 | 바람의종 | 2012.09.06 | 17116 |
2929 | 사시미, 스시, 스키다시, 락교, 와사비 | 바람의종 | 2012.09.04 | 11289 |
2928 | 성급, 조급 | 바람의종 | 2012.08.30 | 10071 |
2927 | 으레, 으례, 의례 | 바람의종 | 2012.08.23 | 15062 |
2926 | 나무랬다, 나무랐다 / 바람, 바램 | 바람의종 | 2012.08.23 | 21003 |
2925 | 과욋돈 | 바람의종 | 2012.08.21 | 8975 |
2924 | 몸 달은 | 바람의종 | 2012.08.21 | 7092 |
2923 | 묫자리 / 묏자리 | 바람의종 | 2012.08.20 | 12385 |
2922 | 바람 | 바람의종 | 2012.08.20 | 9320 |
2921 | 가이없는 은혜 | 바람의종 | 2012.08.17 | 9189 |
2920 | 들어눕다 / 드러눕다, 들어내다 / 드러내다 | 바람의종 | 2012.08.16 | 20788 |
2919 | 애저녁에 / 애초에 | 바람의종 | 2012.08.16 | 15014 |
2918 |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 바람의종 | 2012.08.14 | 32999 |
2917 | 날개쭉지 | 바람의종 | 2012.08.14 | 10575 |
2916 | 뇌졸중 / 뇌졸증 | 바람의종 | 2012.08.13 | 11934 |
2915 | 불은 라면 | 바람의종 | 2012.08.01 | 9010 |
2914 | 갸냘픈 | 바람의종 | 2012.08.01 | 8234 |
2913 |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 바람의종 | 2012.07.27 | 14006 |
2912 | 양수겹장 / 양수겸장 | 바람의종 | 2012.07.25 | 30662 |
2911 | 시도하다 | 바람의종 | 2012.07.23 | 8596 |
2910 | 정계 / 정가 | 바람의종 | 2012.07.16 | 9366 |
2909 | 가능한 / 가능한 한 | 바람의종 | 2012.07.16 | 104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