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6.15 11:46

차후, 추후

조회 수 1852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차후, 추후

무더위가 시작된 8월의 어느 날, 민규 집에선 가족회의가 한창이다. 안건은 에어컨 교체 문제.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며 툴툴대는 민규와 한 달 뒤면 가을인데 참아 보라는 어머니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일단 수리해 보고 '추후' 이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안을 냈다. 하지만 민규는 '차후' 열심히 공부할 테니 에어컨을 바꿔 달라고 떼를 썼다.

민규 가족은 회의 중 '차후'와 '추후'라는 표현을 썼다. 두 단어는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차후(此後)는 '지금부터 이후'를 가리키는 말로 지금이 포함되고, 추후(追後)는 '어떤 일이 지나간 얼마 뒤'를 일컫는 말로 지금이 포함되지 않는다. 막연하게 '나중' '다음'을 뜻하는 '추후'와 달리 '차후'는 기준 시점이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민규가 언급한 '차후'는 자신이 말한 시간 이후엔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가 되고, 아버지가 말한 '추후'는 에어컨 수리 이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교체 문제를 다시 의논해 보자는 뜻이 된다.

이처럼 '추후'는 시점이 확실하게 정해진 게 아니므로 "장소는 추후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세부 사항은 추후 결정토록 하자" "날짜는 추후에 알려 주겠다"와 같이 과거.현재.미래 시제의 어느 문장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차후'는 "차후에는 그곳에 가면 안 된다" "차후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처럼 현재부터 앞으로의 의미가 있을 때만 쓰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89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38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525
2906 뽐뿌와 지르다 바람의종 2008.12.06 10320
2905 너구리 바람의종 2008.12.07 7308
2904 퍼주기 바람의종 2008.12.08 6821
2903 너한질라 바람의종 2008.12.10 6073
2902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9024
2901 핸드폰 바람의종 2008.12.12 7736
2900 두더지 바람의종 2008.12.15 6392
2899 별명 바람의종 2008.12.17 6510
2898 보로미 바람의종 2008.12.18 7139
2897 ‘자꾸’와 ‘지퍼’ 바람의종 2008.12.18 8028
2896 사자 바람의종 2008.12.26 5780
2895 법대로 바람의종 2008.12.26 5468
2894 니서껀 내서껀 바람의종 2008.12.27 6942
2893 오장이 바람의종 2008.12.28 7264
2892 빵꾸 바람의종 2009.02.02 8674
2891 오리 바람의종 2009.02.03 6582
2890 세금 폭탄 바람의종 2009.02.04 5489
2889 날마닥, 날마당 바람의종 2009.02.05 6511
2888 믜운이 바람의종 2009.02.07 8800
2887 그룹사운드 바람의종 2009.02.08 6874
2886 기러기 바람의종 2009.02.10 6738
2885 강남 바람의종 2009.02.12 64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