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5.16 15:02

헤어진 옷

조회 수 1103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헤어진 옷

한 남자에게 어느 날 새 실내복이 생겼다. 당장 해어진 옷을 벗고 새것으로 갈아입었다. 그랬더니 갑자기 책상이 허름해 보였다. 책상을 교체하자 이번엔 의자며 시계가 못마땅했다. 결국 그는 방의 모든 집기를 바꿨다. '나의 옛 실내복과 헤어진 것에 대한 유감'이란 수필을 통해 밝힌 프랑스 철학자 디드로의 경험담은 새 물건을 갖게 되면 그에 걸맞은 또 다른 것을 사고 싶어지는 욕구를 가리키는 '디드로 효과'란 말을 낳았다. 이때 혼동하지 말아야 할 단어가 있다.
예전의 실내복을 표현한 '해어지다'와 그 옷을 버림으로써 느끼게 된 감회를 적은 글에 나오는 '헤어지다'다.
"승려들이 일상복으로 즐기는 납의(衲衣)는 헤어진 옷을 수십 년간 기워 입은 것에서 유래했는데, 이것이 누비옷의 기원이 됐다" "폐포파립(蔽袍破笠)은 헤어진 옷과 부서진 갓이란 의미로 초라한 차림새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처럼 쓰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모두 '해어진'으로 고쳐야 한다.
'헤어지다'는 "친구들과 쇼핑만 하고 헤어지려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두 연인이 끝내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몸살을 앓았더니 입 안이 다 헤어져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다"와 같이 '흩어지다, 이별하다, 살갗이 터져 갈라지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닳아서 떨어지다'는 말은 '해어지다'가 맞다.
이들 단어를 줄여 "입술이 헤져 아파 보인다" "발가락이 드러날 정도로 운동화가 해졌다"처럼 '헤지다' '해지다'라고도 쓸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7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19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338
2906 폭염 바람의종 2012.07.05 8609
2905 회피 / 기피 바람의종 2012.07.05 11765
2904 받히다, 받치다, 밭치다 바람의종 2012.07.04 16761
2903 표지 / 표시 바람의종 2012.07.04 11139
2902 무색케, 도입케 / 무색게, 도입게 바람의종 2012.07.03 8616
2901 나까채다, 나꿔채다, 낚아채다 바람의종 2012.07.03 11407
2900 복구 / 복원 바람의종 2012.07.02 7520
2899 대비, 대처 바람의종 2012.06.26 7320
2898 엘레지, 사리 바람의종 2012.06.26 8838
2897 집중호우 -> 장대비 바람의종 2012.06.22 9475
2896 주워섬기다 바람의종 2012.06.20 9362
2895 불쾌한 반응 바람의종 2012.06.20 9424
2894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248
2893 영어식 회사명 표기 바람의종 2012.06.19 9734
2892 차후, 추후 바람의종 2012.06.15 18513
2891 주어와 술어를 가까이 바람의종 2012.06.15 11431
2890 노력했지마는 / 노력했지만은 바람의종 2012.06.14 8496
2889 중계(中繼)와 중개(仲介) 바람의종 2012.06.14 9026
2888 '상(上)'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6.13 10168
2887 지리한 -> 지루한 바람의종 2012.06.13 10471
2886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222
2885 가능하느냐 / 가능하냐 바람의종 2012.06.01 98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