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생살, 살생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죽게 마련이다. 이는 운명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도 운명의 여신 손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삶과 죽음'을 한자어로는 '생사(生死)'라고 한다. '생사'를 거꾸로 한 '사생(死生)'은 '죽음과 삶'으로 '생사'와 '사생'은 결국 동일한 뜻을 가진 낱말이다. '살아 있는 것을 죽이는 일'을 '살생(殺生)'이라고 한다. '살생죄(殺生罪)' '살생유택(殺生有擇)' 등과 같이 쓰인다. '살생'을 거꾸로 하면 '생살(生殺)'이 되는데, 이는 '죽은 것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 '살리고 죽이는 일'을 가리킨다. '생살권(生殺權)'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처럼 사용된다.
'살생'과 '생살'은 이렇듯 그 뜻이 다르다. '살생부(殺生簿)'와 '생살부(生殺簿)'도 그 말뜻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살생부'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풀이해 놓은 것처럼 '죽이고 살릴 사람의 이름을 적어 둔 명부(名簿)'가 아니라 '죽일 사람의 이름을 적어 둔 명부'를 가리키게 된다. '죽이고 살릴 사람의 이름을 적어 둔 명부'는 '살생부'가 아니라 '생살부'가 되어야 한다.
만일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定義)처럼 쓰려면 '살생'에 '죽이고 살리는 일'이란 풀이가 추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리하면 '살생'과 '생살'의 뜻이 같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살생'과 '생살'은 그 구성이 다른 말이므로 구분해 쓰는 것이 옳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9902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642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1445 |
2886 | 주머니차 | 바람의종 | 2007.12.22 | 7461 |
2885 | 주마등 | 바람의종 | 2010.04.01 | 12373 |
2884 | 주년, 돌, 회 | 바람의종 | 2010.05.31 | 10777 |
2883 | 주권자의 외침 | 風文 | 2022.01.13 | 1371 |
2882 | 주격조사 | 바람의종 | 2010.07.21 | 9533 |
2881 | 죄다, 죄여, 조이다, 조여 | 바람의종 | 2010.06.20 | 19433 |
2880 | 좌익 | 바람의종 | 2007.08.20 | 6641 |
2879 | 좌우하다와 좌지우지하다 | 바람의종 | 2010.11.10 | 12537 |
2878 | 좌우 | 바람의종 | 2009.05.12 | 8031 |
2877 | 좋음과 나쁨, 제2외국어 교육 | 風文 | 2022.07.08 | 1522 |
2876 | 좋은 하루 되세요 | 바람의종 | 2008.08.28 | 6490 |
2875 | 좋은 아침! | 바람의종 | 2008.03.27 | 11880 |
2874 |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 風文 | 2020.05.26 | 1319 |
2873 | 좋으네요, 좋네요 | 바람의종 | 2010.04.19 | 13412 |
2872 | 좋게 말하기 | 바람의종 | 2008.06.12 | 8249 |
2871 | 좇다와 쫓다 | 바람의종 | 2010.02.08 | 9163 |
2870 | 좇다와 쫓다 | 바람의종 | 2008.06.08 | 8722 |
2869 | 종달새 | 바람의종 | 2009.05.26 | 10034 |
2868 | 종군위안부 | 바람의종 | 2012.05.04 | 10624 |
2867 | 종교 | 바람의종 | 2009.09.22 | 9531 |
2866 | 좀체로, 의례적 | 바람의종 | 2008.12.15 | 17036 |
2865 | 졸이다, 조리다 | 바람의종 | 2008.10.14 | 6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