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24 18:47

체화

조회 수 1146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체화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남을 가리켜 '육화(肉化)'라고 한다. 신이 인간의 육신을 받음으로써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곧, '육화'는 '육신으로 변화함'이란 뜻이다. '물화(物化)'는 '사물로 변화함', '귀화(鬼化)'는 '귀신이 됨. 또는 귀신이 되게 함'이란 의미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체화(體化)'라는 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짜인 단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물체로 변화함. 또는 물체로 변화시킴'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 정의는 글자의 뜻을 좇아 풀이한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실제 언어생활에서 '체화'가 이런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한 작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꾸준히 받아쓰게 되면 그의 문체와 표현기법이 내 것처럼 체화된다" "허풍이 아니라 진실성이 체화돼 저절로 우러나오는 표현이어야 남을 움직일 수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연기 톤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체화했다" 같은 예문을 보자. 
이들 문장에서는 '체화'가 어떤 현상이 '몸에 뱀/익음' '충분히 익혀 내 몸의 일부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됨'을 뜻한다. '물체로 변화함/변화시킴'이란 뜻이 아니라 '체득(體得)'과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 훈민정음 국어사전(금성출판사)은 '체화'를 '어떤 능력을 자동적.무의식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몸에 익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체화'의 뜻이 사전에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59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16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900
3062 거마비 바람의종 2007.06.01 10298
3061 거북 바람의종 2008.09.04 6758
3060 거슴츠레, 거슴푸레, 어슴푸레 바람의종 2009.05.15 9150
3059 거시기 바람의종 2011.11.14 10469
3058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9077
3057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바람의종 2008.04.15 8810
3056 거진 다 왔소! file 바람의종 2010.01.18 9793
3055 거짓말 바람의종 2009.09.06 8294
3054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1284
3053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1519
3052 거치다와 걸치다 바람의종 2010.03.23 15256
3051 거치장스럽다 바람의종 2012.05.16 8118
3050 걱정과 유감 바람의종 2008.07.10 6390
3049 건강한 가족 / 국경일 한글날 風文 2020.07.18 2233
3048 건넛방, 건넌방 바람의종 2011.12.22 10798
3047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315
3046 건달 바람의종 2007.06.01 8762
3045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12.11.05 11611
3044 걷잡아 / 겉잡아 바람의종 2010.03.19 12234
3043 걸리적거리다 바람의종 2010.08.15 9734
3042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09.12.18 9627
3041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90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