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2.28 18:19

진력나다, 진력내다

조회 수 1339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 바루기] 진력나다, 진력내다

한 장군이 자기 병졸 가운데 공처가가 얼마나 많은지 보려고 "아내가 무서운 자는 붉은 기 아래, 그렇지 않은 자는 푸른 기 아래 서라"고 하자 10만 대군 가운데 단 한 사내가 푸른 기를 지켰는데, 그 까닭이 "마누라가 사람 많은 곳엔 가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란다. 유몽인이 지은 '어우야담'에 나오는 이야기다. 글이 비록 길다 하더라도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로 계속된다면 읽는 사람이 진력내지 않고 빨려 들어갈 것이다. 

 '진력(盡力)'은 '있는 힘을 다함. 또는 낼 수 있는 모든 힘'이란 뜻이다. 이 '진력'에 '-하다'가 붙으면 '있는 힘을 다하다'는 뜻의 동사가 된다. "그는 일생을 아프리카에서 전도 사업에 진력했다" "국회는 회기 내 국민연금법안, 사학법안, 로스쿨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처럼 사용된다.

이 '진력'에 '-나다'와 '-내다'가 붙으면 다른 뜻이 된다. '진력나다'는 '오랫동안 또는 여러 번 해 힘이 다 빠지고 싫증이 나다', '진력내다'는 '오랫동안 또는 여러 번 해 싫증을 내다'의 뜻이다. "이 정도의 가벼운 시달림에는 나도 이젠 숙달돼 진력날 것도 없다" "마누라의 계속되는 잔소리에 남편은 서서히 진력내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인다.

과거에는 이런 의미로 '질력나다[내다]'가 사용됐으나 지금은 '진력나다[내다]'가 바른 말이다. 비슷한 뜻의 말로는 '질리다' '신물(이) 나다' '넌더리(가) 나다' 등이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14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7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715
2974 알바 바람의종 2007.12.27 7484
2973 군불을 떼다 바람의종 2007.12.28 12864
2972 귀추가 주목된다 바람의종 2007.12.28 17982
2971 막바로 바람의종 2007.12.28 8185
2970 가을하다 바람의종 2007.12.28 7231
2969 기가 막히다 바람의종 2007.12.29 19736
2968 깨가 쏟아지다 바람의종 2007.12.29 10473
2967 개보름 바람의종 2007.12.29 7319
2966 다르다와 틀리다 바람의종 2007.12.29 7184
2965 녹초가 되다 바람의종 2007.12.30 9687
2964 덜미를 잡히다 바람의종 2007.12.30 9220
2963 꽈리 바람의종 2007.12.30 10712
2962 교육과 새말 바람의종 2007.12.30 6857
2961 덤터기 쓰다 바람의종 2007.12.31 7082
2960 동티가 나다 바람의종 2007.12.31 14126
2959 체로키 글자 바람의종 2007.12.31 6269
2958 억수 바람의종 2007.12.31 6754
2957 들통나다 바람의종 2008.01.02 12515
2956 등골이 빠진다 바람의종 2008.01.02 9728
2955 뫼와 갓 바람의종 2008.01.02 7301
2954 메뚜기 바람의종 2008.01.02 6543
2953 드라비다말 바람의종 2008.01.02 696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7 Next
/ 157